‘아나필락시스 쇼크’ 우려, 접종 끝나면 의료 현장에...30분간 대기 주의 지켜야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갑각류를 먹은 후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실려 가는 장면이 있다. 갑각류 알레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응급상황이 생기는 것일까?
꽃가루나 갑각류와 같은 외부 물질을 항원이라고 한다. 항원은 ‘항상 원수다’라고 생각해도 된다. 이런 항원이 침입하면 우리 몸은 방어 태세에 들어간다. 면역작용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명칭만 비만(肥滿)이지 비만과는 관계가 없는 비만세포가 있다. 피부의 진피층 밑에 많다. 비만세포는 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히스타민(histamine) 등의 여러 물질을 분비시킨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을 확장하는 작용이 첫 번째다. 모세혈관이란 동맥과 정맥을 이어주는 혈관으로 우리 몸 60조개의 세포를 1~2개씩 감싸면서 세포에 영양을 공급한다. 영양을 공급하고자 모세혈관은 작은 틈새가 있다. 히스타민에 의해 모세혈관이 확장되면 작은 틈새 사이로 일부의 혈액성분이 빠져나온다. 혈액 중의 적혈구는 크기가 커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백혈구와 영양물질인 혈장은 빠져나온다.
백혈구는 항원과 싸우는 면역 전사(戰士)이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이유는 바로 넓어진 혈관 틈새로 백혈구가 빨리 나오게 하기 위함이다. 또 백혈구를 많이 보낸다는 신호가 가려움증이다. 우리가 알레르기 상황에서 느끼는 것은 가려움증이다. 그리고 혈장의 증가로 체액이 넘친다. 넘치는 체액은 피부를 팽창시켜 피부에 넓적한 구릉을 만든다.
이런 알레르기 상황은 대체로 우리 몸이 가지는 면역작용으로 제거된다. 백혈구 중에서 대표적 면역세포를 호중구라고 부른다. 대개는 호중구의 승리도 상황이 종료된다. 이것이 바로 누구나 가진 소중한 면역이다.
쉽게 상황이 종료되지 않는 상태가 되면 의사나 약사는 히스타민의 반대 개념인 항히스타민(antihistamine)이라는 약물을 투여한다. 항히스타민의 작용은 당연히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킨다. 가려움증의 신호도 없애준다.
항히스타민의 투약으로 종료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 모든 순환기의 상태가 올스톱되거나 의식을 잃게 된다. 이런 것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한다. 이때 요긴한 약물이 에피네프린(epinephrin)이다. 에피네프린 한방이면 드라마의 주인공도 살려내게 한다.
코로나 시대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꽃가루와 비교할 수 없는 항원이 백신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언제 누구에게 아나필락시스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 현장에 30분간 대기하라는 주의가 있다. 위급 상황이 오면 혈관수축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약하기 위함이다. 이런 주의를 꼭 지켜야 한다.
박정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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