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이전과)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으면서 다른 (좋은) 결과를?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이 말에 따르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여기서 새로운 시도란 바로 행함, 실행, 실천을 의미한다.
실행력의 사전적 정의는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하는 능력’이며, 일의 성과를 거두는 절대적인 요소이다. 미국 포춘지의 발표에 의하면 실패하는 리더의 70%는 실행력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으며, 미국 경영자의 95%가 옳은 말을 하고 있지만 단 5%만이 그 말을 실행에 옮긴다고 한다. 실패 원인은 꿈과 비전이 없거나 방법을 모르는 일도 있지만, 실행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더 많다.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고사성어는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라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그런데 인도와 스리랑카, 중국 등 일부 열대지방에 사는 ‘등목어’라는 물고기는 나무에도 올라간다고 한다. 길이 25㎝가량의 이 물고기는 아가미 덮개에 뒤쪽을 향해 뻗은 가시가 있다. 양쪽에 하나씩 있는 그 아가미 덮개를 뻗어 교대로 바닥을 짚고 꼬리로 힘차게 밀면서 앞으로 걷고, 나무 위를 기어올라간다. 머리 양쪽에는 보조 호흡기관이 있어 물 밖에서도 며칠을 버틸 수 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그저 퍼덕거리다 죽기 마련이다. 그래서 ‘물 밖의 물고기’는 ‘저항할 수 없는 절대적인 환경’, ‘꼼짝 못 하는 상태’를 묘사하는 말이다. 하지만 등목어는 물 밖이라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도 있는 예외가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판단될 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록 성공 확률은 낮더라도 일단 해보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뭔가 새로운 걸 배울 수도 있다. 확신을 하고 시작한 일이 실패했을 때,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은 훨씬 더 오래간다는 연구 결과에서 나온 용어에 ‘주의의 포획(Attentional Capture) 효과’라는 것이 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성공을 통해 배운 것보다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훨씬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혁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변화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수반한다 해서 혁신(革新)이라 했을까? 그런데도 우리는 더욱 강도 높게 혁신해야 한다. 매사에 ‘혁신적인가? 그렇지 못한가?’는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혁신적이라 해도 그것을 ‘실천하느냐?, 못하느냐?’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혁신적이지만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실천하는 행동만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헝가리 출신의 한 축구 선수가 오래전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 기자 회견을 했다. 우승의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저는 많은 시간을 들여 공을 찹니다. 공을 차고 있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축구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배워서 잘 아는 것이라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그리고 훗날 ‘했었더라면’하고 후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비록 잘 알지 못해 실행하다 실패해도 ‘해보았더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 실행력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목표를 정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꾸준히 실천하면 세상에 못 이룰 일은 없다. 무슨 일이든 실행하지 않으면 그 결과도 없다.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전 여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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