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양돈농가…재입식에 ASF 확산 총기포획은 제한 큰 고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1년을 넘게 축사를 비웠던 연천지역 양돈농가들이 재입식을 시작했지만 최근 야생멧돼지 ASF 확산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야생멧돼지 번식기를 맞아 개체수를 줄여야 하는데 효과가 큰 총기포획이 거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연천군과 한돈협회 연천지부 등에 따르면 연천지역 야생멧돼지 ASF발병건수는 322건으로 경기도 전체 467건의 69%에 달한다.

특히 연천에서 지난해 8∼11월 매월 0∼5건에 불과했던 ASF 발병이 재입식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4건, 이달 9건 등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은 지난해 8월 집중호우에 따른 지뢰 유실 등의 이유로 출입이 금지돼 총기포획이 중단됐다.

더구나 군부대 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총기포획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총기포획이 이뤄지던 민통선 남쪽도 농작물 수확기가 끝난 뒤 거의 활동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지난달 힘겹게 재입식을 시작한 연천지역 양돈농가들은 주변에 야생멧돼지 ASF가 발생하면 입식이 중지될 것을 우려, 총기포획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12∼2월 번식기에 포획을 늘리지 않으면 5∼6월 새끼를 낳아 야생멧돼지 개체수가 급증, ASF 확산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오명준 한돈협회 연천지부 사무국장은 “방역을 강화해 재입식을 한다고 해도 농장 주변에 야생멧돼지가 있으면 ASF 발병 위험이 상존한다”며 “총기 포획에 적극 나서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천군 관계자도 “ASF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야생멧돼지 총기포획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천군은 ASF 발병 전 농가 87곳이 돼지 19만마리를 사육했으나 현재 24개 농가가 재입식을 통해 1만90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ASF는 돼지에게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그러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양돈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연천=송진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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