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속도로 사고,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올해로 2년째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수원지사 교통안전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사무실은 24시간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CCTV로 모니터링하는 상황실과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일이 많다.

근무 중에 다급하게 알려오는 현장 안전순찰원의 사고발생 무전소리, 냉장고가 고속도로에서 떨어졌다는 고객전화, 정신질환을 앓는 보행자가 나타나기도 하고, 피자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 올라오는 등 어찌 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중 가장 안타깝고 마음을 졸이는 상황은 경미한 접촉사고로 갓길이나, 비상주차대, 휴게소 등 비교적 안전한 공간으로 우선 이동할 수 있는데도, 차가 양쪽으로 100㎞h 이상 씽씽 달리는 위험천만한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을 때이다.

물론, 현장에 출동한 안전순찰원이 안전한 곳으로 차량이동을 권유하기도 하고, 상황실 근무자가 운전자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긴급대피콜로 위험성을 안내하지만, 경찰이나 보험사가 올 때까지 막무가내로 기다리는 것이다. 정말 위험하고 안타까운 순간이다.

사고현장에서 다시 사고가 발생하는 이른바 2차 사고로 인해 고속도로에서 연평균 40여명이 사망한다. 특히, 무방비로 사고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일반사고보다 치사율도 5.5배가 높다.

이러한 2차 사고를 예방하려면 사고발생 시 우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동이 가능한 경우 갓길로 차량이동 후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하고, 만일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 비상등을 켜거나, 트렁크를 개방하는 등 후속하는 차량에 최소한의 경고신호만 보내고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곳에서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무료로 고장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견인하는 한국도로공사 ‘긴급견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주저 말고 전화해 주시기를 부탁한다. 오늘도 사고가 없는 안전한 고속도로를 간절히 바란다.

전원배 한국도로공사 수원지사 교통안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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