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 조씨 종중, 국보 세한도 복사본 99부, 파주향토문화연구소 기증

파주 임천조씨 종중이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기증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 복제본.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제공
파주 임천조씨 종중이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기증한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 복제본.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제공

파주 임천조씨 종중이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 복제본 99부를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기증 했다. 기증된 세한도는 일제시대 세한도를 소장했던 후지츠카 지카시 씨가 1939년 최초로 복제한 100부 중 1부로, 이를 보관하고 있던 임천 조씨 종중 측이 이를 81년만에 재복제한 영인본이다.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소장 차문성)는 “임천조씨 종중이 광탄면 선영 조기복 선생 묘표가 파주시 향토문화유산 제34호로 지정되자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감사의 표시로 김정희 선생 세한도 재복제본 99부를 기증 했다”고 15일 밝혔다.

조기복 묘표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예가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예서체로 새긴 묘표와 비석을 적은 경위가 있어 향토문화재로서의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았다. 김정희 선생은 제자인 임천조씨 조면호 요청에 그의 숙부인 조기복 묘표를 썼다.

후지츠카는 자신의 회갑인 1939년 경성제국대학 교수시절(1926~1940) 세한도 복제품 100부를 만들었다. 이중 1부를 현 성지오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부소장이 수집, 오랫동안 보관했고 조기복 묘표가 파주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최초 복본(複本) 세한도를 종중에 기증 했다. 임천조씨 종중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를 재복제한 99부를 복제, 이번에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기증한 것이다.

파주시 광탄면 선영에 있는 파주시 향토문화유산 34호 조기복 묘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예가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예서체로 새긴 묘표와 비석이다.
파주시 광탄면 선영에 있는 파주시 향토문화유산 34호 조기복 묘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예가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예서체로 새긴 묘표와 비석이다.

임천조씨 종중은 종중회원이 운영중인 출판사를 물색해 도안 등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뒤 6개월여만에 최초 복본과  근접한 개량 한지에 인쇄를 했다. 원래 그림, 발문등 3쪽이었지만 이번에 영인본으로 제작된 것은 그림, 발문 등 2쪽이다.

임천조씨 종중  조진석 총무는 “조용언 종중 회장 등 임원들의 의견에 따라, 추사가 쓴 조기복 묘표의 향토문화유산 지정에 노력한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에 재 복제본을 기증하게 됐다”며 “세한도 뜻처럼 세상의 시류를 쫒지 않고 올곧은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자(長毋相忘)는 추사의 뜻을 다짐하자는 의미다”고 말했다.

차문성 소장은 “ 1939년 최초 복제본은 원 소장자인 후지츠카가 회갑을 맞아 직접 복제한 것으로 국내에 몇점 남아있지 않다”며 의미를 부여 한뒤 “ 재복제 영인본을 파주시 등에 기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세한도는 완당(추사) 김정희가 1844년 제주도 귀양 중에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것으로 작년 손창근 선생에 의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국보 180호다. 추사와 교유한 16인의 청 문인과 오세창, 이시영, 정인보의 발문이 더해지는등 감상에 머물지 않고 시대를 넘어 소통하는 작품이다.

파주= 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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