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미안해 우리가 바꿀게”…정인양 묘지에 추모객 발길

“정인아 미안해, 우리가 바꿀 게.”

6일 정오 정인이가 잠든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 수목묘지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정인이를 추모하는 발길들이 이어졌다.

정인이 비슷한 또래 어린이와 함께 온 추모객도 많이 눈에 띄었다.

추모객들은 대부분 한두가지 선물을 준비해 왔고, 묘지 주변에 선물을 놓고는 한동안 말없이 묵념하고 더러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딸 많이 보고싶고 사랑한다. 정인나무 2019.6.10.~2020.10.13’이라고 쓰인 곰인형 모양의 묘비명 주변에는 추모객들이 가져온 꽃과 곰인형, 장난감, 바나나맛 우유, 간식 등이 가득했다.

원래 정인이 묘지에는 수목장 측이 검은색 돌로 만든 ‘율하 2019.6.10.~2020.10.13.’라고 적힌 묘비가 있다. 하지만 율하라는 이름이 양부모가 친딸과 돌림자로 지어준 이름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탓인지 추모객들이 가져온 꽃과 선물들로 이 묘비는 거의 가려져 있었다.

정인이 묘지의 상석을 대신해 마련한 투명한 아크릴 재질의 상자 2개에도 추모객들이 가져온 선물들로 가득했다. 곰 인형과 장갑, 목도리 등의 선물 사이로 한 추모객이 남기고 간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사랑하는 정인아 (중략) 네가 다시는 아프지 않게, 이곳에서 널 사랑하는 많은 엄마 아빠들과 끝까지 지켜줄 게.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말고. 항상 사랑받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래. 사랑한다. 정인아, 나의 딸 정인아. 메리 크리스마스.”

한편 수목장 측은 최근 며칠 동안 하루 100명 이상의 추모객이 정인이 묘지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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