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애동지 팥시루떡

최원재 문화부장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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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22일이 동지인줄 알았는데 지난 12월21일이 동짓날이었다. 평년에는 동지가 양력으로 12월22일인데 윤년에는 12월21일이 동지라고 한다. 4년에 하루 생기는 오차를 바로 잡기 위해 2월에 하루가 추가된 29일이 될 때를 윤년이라고 한다.

이번 동지는 평소처럼 팥죽을 먹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애동지이기 때문이라는데 ‘애동지’라는 단어를 난생 처음 들어본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7일로 애동지에 해당한다. 음력 동짓달 초순(초하루~10일), 중순(11~20일), 하순(21일~말일) 중 언제 해당되느냐에 따라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하면 어린이에게 피부병이 생긴다는 말이 있어 팥죽을 끓이지 않고 팥시루떡이나 팥밥을 해먹는다.

동지는 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라는 뜻인데 동짓날이 지나면 낮이 길어진다. 24절기의 하나인데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22번재 절기다. 조상들은 동짓날에 음의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태양, 불, 피와 같은 생명의 표식인 팥을 죽으로 쒀 먹었다. 팥의 붉은색이 귀신을 쫓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지 팥죽’의 유래는 현존하는 중국 세시기 중 가장 오래된 ‘형초세시기’에 나온다. 옛날 공공씨(중국 요순시대에 형벌을 맡았던 관영에서 비롯된 성씨)에게 바로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이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 귀신이 됐다고 한다. 당시에 이 역질 귀신이 생전에 팥을 싫어했기 때문에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 역귀를 쫓아냈는데 이것이 풍속으로 전해진 것이라고 한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역귀때문에 온 국민이 그 어느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동짓날 팥죽, 팥시루떡이 역귀를 쫓듯,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국내 도입돼 ‘코로나19’라는 역귀를 쫓아내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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