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주택정책 아파트내집 마련 전세 중심으로 바꿔야

사람들은 아파트를 좋아한다. 그리고 집을 갖고 싶어 한다. 월세는 싫고 전세를 좋아한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다.

2019년 기준으로 수도권에는 2천590만명이 산다. 2015년 수도권에 2천530만명이 살았던 것과 비교하면 약 60만명이 4년 동안 증가한 셈이다. 서울은 2015년 990만명에서 2019년 960만명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서울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서울인구가 경기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인구는 감소했지만 오히려 서울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인구가 줄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적어도 서울 주택시장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2032년까지 증가한다. 수도권 인구감소는 2033년부터 시작된다. 그렇다고 2033년부터 수도권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 집값이 그렇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어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가구변화 때문이다. 주택을 소비하는 단위가 사람기준이 아니라 가구기준이다 보니 1인가구가 늘어나고 결혼과 이혼 등 가구분화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가구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집이 필요하다. 꼭 집이 아니더라도 잘 살 수 있는 좋은 거처가 필요하다. 2025년까지 수도권에는 매년 평균적으로 10만가구 이상이 증가한다. 즉 수도권에는 매년 10만호 이상의 신규거처가 공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주택의 양적 공급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어떠한 주택을 공급해야 할까. 소득 3만불을 넘어선 질적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수도권에 약 960만가구가 살고 있다. 이 중 약 11%정도(약 104만가구)가 이사계획을 가지고 있다. 48%(약 50만가구)는 자가를 마련하고 싶어 한다. 36%(약 37만가구)는 전세를 원하고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주택은 월세방식의 임대주택이 아니라 자가마련과 전세주택인 것이다.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파트와 더 넓은 주택을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이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64.3%(약 67만가구)가 아파트를 원하고 있다. 단독, 연립, 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약 30만가구로 31%정도다. 아파트를 원하는 가구비중이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2배는 많다. 이러한 사람들의 주거이동 욕구가 정책에 반영돼야 주택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주택을 원한다. 60%정도는 현재 살고 있는 주택보다 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가고 싶어 한다. 33%정도만 현재 살고 있는 주택면적 수준을 유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좁은 주택으로 이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구는 7%에 불과하다. 가구원수가 감소한다고 집을 작게만 지어선 안 되는 이유이다. 평면혁신을 통해 좁은 주택을 넓게 쓸 수 있는 최근 분양주택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게다가 사람들의 주택보유의식도 매우 높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가구의 약 83%는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세가구는 75%정도가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서울전세가구는 79%에 해당하는 약 65만가구가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중심의 내 집 마련을 원하고 있다. 이사를 하면서 집을 넓히고 싶어하며 월세보다는 전세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수도권 사람들의 이러한 주거욕구를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비아파트ㆍ월세방식의 주택공급정책을 아파트ㆍ내 집 마련ㆍ전세방식으로 조속히 바꿔야 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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