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당국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돼도 수능을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 하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수능을 보는 수험생은 49만여명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고3 학생은 초·중·고교 시절 모두 감염병을 경험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2009년에 신종플루, 중학교 1학년인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를 겪었다.
코로나19가 3차 유행에 접어들고 연일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자 수험생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매일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불안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토로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혹시나 해서 학원이나 독서실에도 가지 않고 ‘집콕’ 생활을 한다. 부모도 출퇴근 외에는 외출을 삼가하고 사람들도 만나지 않는다. 가족 모두가 비상이다.
12월3일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방역당국과 교육부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3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학원, 스터디카페 등에 대한 방역 관리에 나섰다. 또 학원, 교습소에 대면 교습 자제를 당부하고 수험생에게도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26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현재 감염증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모든 국민이 수험생을 둔 학부모 마음으로 일주일간 일상적인 친목 활동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 일반 수험생은 물론 코로나19 유증상자, 자가격리자, 확진자에게도 최대한 응시 기회를 주기 위해 생활치료센터와 병상을 확보했다. 수능 당일에는 출입 시부터 체온 측정을 실시한다. 수험생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되고, 책상 가림막도 설치된다.
코로나가 새로운 수능 풍속도를 만들었다. 불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은 마스크가 갑갑하더라도 미리 써보면서 차분하게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수험생들에게 수능은 끝이 아니다. 수능 전후로 치러지는 논술·실기평가 등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국민들도 가족이 수능을 본다 생각하고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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