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뛰어난 철학자인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성당을 관리하는 아버지와 농부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가난으로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메스키르히 성당의 신부의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신학을 공부하던 중 건강 악화로 인해 중단하게 되고, 이후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늘 고민하는 모습을 그의 철학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그는 인간의 존재, 시간, 죽음 등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철학을 정립했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철학을 인간의 죽음과 연관지어 설명했는데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이다”라고 말하였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언젠가 죽음에 다다르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불로초를 찾아 영원한 삶을 꿈꾸던 중국의 진시황도 불과 49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죽음은 삶과 대립되어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삶의 여정 가운데 죽음이 포함돼 있는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이데거는 비관적이고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죽음에 대해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죽음에 대한 하이데거의 철학을 해석하자면, ‘인간은 언젠가는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의미이다. 인간은 기한이 있는 삶을 살기 때문에 윤리와 도덕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삶의 본질을 잘 살펴서 긍정적으로 매 순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각자의 인생은 언젠가는 죽는 날이 정해져 있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날까지를 향해서 살아간다. 따라서 죽음 앞에서 자신의 삶을 늘 반성적으로 고찰하고 앞으로 주어진 시간 속에서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하이데거가 말하는 삶의 자세이다.
인간은 삶을 뒤돌아 보며,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내가 그때 그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내가 왜 열심히 노력하며 삶을 살지 못했을까!’ 등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때로는 죄책감을 갖고 절망하고 괴로워한다. 인간의 모습이다. 지난 시간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교훈으로 삼아 삶을 살아가고, 후회되는 일 중 돌이킬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여 과거 속에 벗어나 현존하는 인간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항상 지금 여기에 살아가고 있는 존재로서 반복되는 실수를 피하고 진정한 삶을 위해 하이데거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이창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담당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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