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평택시 수달 분변 발견사실조차 몰라…환경정책 도마 위

평택시 평택동 군문교 인근 안성천 기슭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의 분변. (사)한국수달보호협회에 의뢰한 결과 수달 분변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명호기자
평택시 평택동 군문교 인근 안성천 기슭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의 분변. (사)한국수달보호협회에 의뢰한 결과 수달 분변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명호기자

평택시가 추진 중인 평택노을유원지 조성부지에서 수달 배설물이 발견(본보 17일자 10면)된 가운데 평택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사)한국수달보호협회(협회)에 따르면 평택시를 비롯해 수원ㆍ용인ㆍ화성ㆍ오산ㆍ안성시는 지난 2018년 각각 예산 2천만원을 들여 협회에 경기남부수계 수달 정밀모니터링 및 보호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협회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연구를 진행하고 지난해말 최종용역보고서를 이들 시에 제출했다.

최종용역보고서에는 평택동 군문교 아래와 팽성읍 석봉리 등지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동물인 수달의 분변이 다수 발견된 사실이 담겼다.

평택 노을유원지 조성사업부지 내 문화재 표본조사를 위해 표토층을 파놓은 모습. 사업기간은 지난 9월부터 1월까지다. 박명호기자
평택 노을유원지 조성사업부지 내 문화재 표본조사를 위해 표토층을 파놓은 모습. 사업기간은 지난 9월부터 1월까지다. 박명호기자

그러나 시는 최종용역보고서를 받은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최근에야 사실 파악에 들어가는 등 예산만 투입하고 결과에 대해선 제대로 챙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담당 부서인 시 환경국은 수달 분변이 발견된 평택동 군문교 주변 30만㎡에 사업비 214억원을 들여 억새군락지를 밀어버리고 야외풀장, 오토캠핑장, 야구장 등 스포츠시설을 포함한 평택노을유원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환우 평택환경시민운동 공동대표는 “정책은 공신력이 전제돼야 한다. 시가 에코브릿지 공원을 조성한다고 공표하고 정작 세부 시설은 수달 서식지를 파괴하는 오토캠핑장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누가 시의 환경정책을 믿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시가 조직을 개편한데다 용역관련 업무 부서가 바뀌는 혼란 속에서 보고서를 면밀히 챙기지 못한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면서 “수달 분변이 발견된 사실 등을 노을유원지 사업부서와 공유하고, 사업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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