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아이스팩 재사용’ 국민청원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더 늦기 전에 국가적인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 대책마련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이다.

조 시장은 청원 글에서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아이스팩 사용량이 3억2천여개로 추정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아이스팩은 매립 시 자연분해에 500년 소요되고 불에 타지 않아 소각도 불가능하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주성분인 고흡수성 수지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물에 녹지 않고, 하수 배출 시 심각한 수질오염을 일으키며 어류 등을 통해 우리 몸으로 되돌아와 인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팩 표준 규격화와 공용화, 포장재 내구성 강화 및 친환경 소재 사용 의무화, 재사용 총량제 법제화 등 4가지를 제안했다. 제품 크기와 중량에 따라 대·중·소 등 아이스팩 표준 규격화를 법령으로 의무화하고, 포장재에 업체명 기재를 금지해 소주 공병처럼 공용화하자는 것이다. 또 지속적 재사용을 위해 포장재 내구성 강화 및 친환경 소재 제작을 환경부 권고가 아닌 법령으로 정하고, 아이스팩 생산·공급 업체가 일정 비율(50% 이상) 재사용하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고흡수성 수지를 채워넣은 아이스팩은 현재 유통 중인 아이스팩 충전재의 80%를 차지한다. 고흡수성 수지 아이스팩 사용량은 2016년 1억1천만개에서 지난해 2억1천만개로 증가했다. 이중 약 80%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고, 약 15%는 하수구로 배출됐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터넷 주문이 증가해 3억2천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남양주시는 지난 9월부터 아이스팩 수거 사업을 추진, 전국 처음으로 ‘보상 수거제’를 도입했다. 16개 읍·면·동 주민센터 등에 아이스팩 수거 창구를 마련, 5개를 가져오면 10ℓ짜리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 준다. 쓰레기 20% 감량 정책을 펴면서 아이스팩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자체 추진하는 정책으로 남양주 영문 첫글자 ‘N’을 넣어 ‘나이스팩 사업’으로 이름 붙였다. 남양주에서 9,10월 모은 아이스팩만 105t에 이른다. 각 가정의 애물단지인 아이스팩 수거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 재사용을 통해 자원을 아끼고 환경도 보호하는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