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Good words cost nothing’(고운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口禍之門(구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
‘말 한마디’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말 한마디는 중요하다고, 선조들은 속담과 고사성어를 통해 전해준다.
더욱이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의 따듯한 말 한마디는 ‘가뭄 속의 단비’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수원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다가 보이스피싱에 관한 얘기가 화두가 됐다. 70세가 넘은 여사장님은 오전에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 하마터면 큰 봉변을 당할 뻔 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과는 연고가 없는 서울시 금천구 얘기를 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어 경찰에 확인을 했고, 다행히 보이스피싱을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행들과 함께 천만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을 건냈지만, 사장님의 푸념은 이제 시작이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졸이며 경찰에 전화를 했는데, 경찰은 “보이스피싱 맞는것 같네요. 그래도 피해 안봤으니까 됐네요”라고 했단다. 위로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고 했다. 다만 너무나 무성의한 경찰의 한마디는 자신의 가슴에 비수가 꽃힌 듯 괴로웠다고 한다.
▶지난 주 한 어르신이 소상공인 새희망 자금 신청을 위해 수원시 장안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그러나 사업자등록증 등 각종 구비 서류들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것은 물론 잔뜩 긴장까지 했다. 다행히 이를 담당하던 기간제근로자의 도움으로 모든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그로부터 몇일 후 센터에 떡이 돌려졌다.
상황은 이렇다. 도움을 받은 어르신은 그 날 기간제근로자로부터 받았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친절에 대해 아들에게 얘기를 했다. “제가 도와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한 마디가 너무 고마웠나보다. 마침 인근에서 떡집을 하는 아들은 고마움을 떡을 돌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요즈음이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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