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양서면 국수(菊秀)리가 활짝 핀 국화꽃으로 뒤덮이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을 이름에 국화 ‘국(菊)’자와 빼어날 ‘수(秀)’자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름 그대로 국화가 빼어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국수1리부터 3리까지 710세대 주민 1천500여명은 지난 봄부터 화분 1만개에 국화를 심어 정성을 다해 키웠다. 올해 초 군수와의 대화 행사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주민 화합을 다지자는 취지에서 나온 주민 제안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처음에는 국화꽃이 만개한 가을에 신나게 마을 축제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불어닥친 여름을 거치면서 국화를 키우는 게 하나의 희망이 됐다. 주민들은 전염병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염원 등을 담아 국화꽃을 키우는데 정성을 다했다.
송혜숙 양서면장은 “이장들과 주민들이 정성을 다해 물을 주고 가꿨지만 올 여름 냉해와 긴 장마 등으로 국화꽃망울이 쉬 열리지 않아 노심초사했는데 며칠 만에 꽃망울이 열리는 것을 보니 감격스럽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 사랑 당신 국화를 닮았네요’(이광천 국수2리 이장), ‘국자처럼 휘어버린 울 엄니,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드니, 오매! 또 가을!’(허광철 양서면 주민자치위원) 등 국수리 주민들은 국화꽃에 저마다의 사연과 소회 등을 담은 글을 함께 내걸었다.
국수리에는 맛있는 국숫집도 있지만, 만개의 국화꽃 화분을 키우는 국수리 주민들의 사랑과 희망도 있다.
그래서 국수리는 서정주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요즘 팔할이 국화들이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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