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거북선이 세계 최초 철갑거북선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본보 12일자 3면)한 홍순구 교수가 19세기 후반 경기도 해안에 철갑거북선이 배치돼 이양선(異樣船:조선후기 한반도 바닷가에 나타났던 서양의 배)의 한강침투에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홍순구 순천향대 디지털에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왕실도서관형태)에 보존된 ‘무기재고표’(경기수영 제작)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조선말 경기수군절도사가 근무했던 경기수영(현재 강화군 교동)에 철갑거북선이 배치됐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1895년∼1907년 사이에 작성된 경기수영의 ‘무기재고표’는 당시 조선 전역에 걸친 무기보유량 통계를 담고 있는 유일한 자료다.
홍 교수는 “무기재고표’에서 ‘경기도목록’을 살펴보면 거북선 위를 덮었던 금속판으로 무장한 ‘귀선철개’라는 이름으로 거북선이 기록돼 있다”며 “이는 이순신 장군의 철갑거북선이 19~20세기 계승됐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무기는 조선총독부가 관리했으며, 귀선철개는 현재 유물로 전해지지는 않고 기록만 남아 있다.
홍 교수는 경기수영에 철갑거북선이 배치된 것과 관련, “1800년대 말 이양선들이 서해안~경기도~한강에 이르려면 경기도 수로를 이용했기 때문에 경기수영에 철갑거북선을 배치했을 것”이라며 “철갑거북선이라고 하더라도 서양군함과 대항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최후 수단으로 거북선에 철갑을 씌워 대비했을 것이다. 경기도의 1899년 기록에도 해안에 거북선이 방치돼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 제작에 공헌한 나대용 장군도 1611년에 경기수군절도사로 임명되는 등 경기수영은 수도방어라는 지리학적 특성으로 남해안 못지 않게 중요했다”며 “경기지역 철갑거북선은 130여년 이어진 국내외 철갑선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파주=김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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