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라는 부메랑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기술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선 ‘기후변화’라는 위협적인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부메랑은 원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하기 위해 고안한 도구였다. 오늘날에는 부메랑의 되돌아오는 독특한 성질을 빗대어 ‘부메랑 효과’라는 사회적 용어로도 쓰인다. 어떤 행위가 행위자의 의도를 벗어나 불리한 결과로 되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1년 365일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폭염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 일수 31.5일에 온열질환자는 4천526명(사망 48명)이나 발생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폭염ㆍ한파 등의 극한기후와 가뭄과 홍수, 국지적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재난재해의 인적ㆍ물적 피해의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의 온실가스 대표농도경로(RCP) 8.5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될 경우 2100년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45.2일, 폭염 일수는 35.5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여름은 최근 10년 평균 126일보다 약 40일 길어지고, 겨울은 평균 111일보다 40일가량 짧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자 전 세계는 IPCC 총회를 열고 있다. IPCC 총회에서는 각 정부 대표들이 참석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온실가스 감축량 규정 등 대책 마련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10년 4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 5년 주기로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기후분야에 대한 각종 관측값, 예측자료를 활용해 2012년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시작으로 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분석ㆍ발간하고 있다.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기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능력의 향상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부메랑은 이미 던져졌다. 이미 위협적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관계기관, 지자체 등과 함께 최신 기후 동향 및 필요 정보를 공유하면서 완성도 높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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