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후로 일상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 혹자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역사적 시기를 구분하기도 한다. 마스크는 생활필수품, 화상회의는 일반화, 재택근무는 확대, 원격진료는 보편화되고 있다. 교육분야에서도 온택트(ontact)수업이 확대되면서, 교사는 티칭(teaching)보다 코칭(coaching)의 역할이, 학생은 주입식(cramming)보다 자기주도학습(learning)이 강조된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교육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일단 온라인 수업은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교육의 전기를 마련했다. 온라인 수업은 전에 이미 등장했다. 방송통신대학이 선두주자이다. 그 뒤를 사이버대학이 뒤따랐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이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선망의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 강의가 전국대학에서 동시에 이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일부 대학은 방송통신대학과 강좌를 제휴하였고, 사이버대학에서는 노하우를 전수받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나라가 ICT강국이면서도 대학의 온라인 강의가 활발하지 못했던 것은 원격강의가 전체강의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수들은 온라인 수업이 대면학습보다 소통이나 실재감 측면에서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를 위한 인프라구축은 당연히 뒷전이었다. 온라인교육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 상황에서 기회비용을 들여가며 굳이 온라인교육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코로나에 밀려 ‘순간이동’을 한 지금의 온라인 대학강의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기에 급급하다. 교육혁신의 기회이기는 하지만 진정한 미래교육의 전범은 아니다. 온라인 교육이 미래 대학의 이념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대인관계, 종합적 사고력, 창의력 향상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학사제도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구조적으로 대학 규제제도에 대한 혁신책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온라인 강의는 장점이 풍부하다. 분야에 따라서는 오히려 대면수업보다 더 큰 발전의 성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넘어 듣고 싶은 강의를 수요자에 맞춰 제공한다. 단순히 교수로부터 일방적으로 수업을 듣는 방식 대신, 다양한 온라인 툴을 이용한 실습이 가능해진다. 대면교육은 온라인 교육에서 담을 수 없는 부분을 다루기 위해 질적 향상을 이루는 방식으로 변해갈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각자의 장점을 활용하는 융합형 교육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교육의 핵심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원격교육에 대한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제 시작되어야 한다.
유문무 인천대 기초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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