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장기화로 무기력·불안 높아져
늘 쾌활하게 지내던 직장인 차모씨(39)는 요즘 부쩍 한숨이 늘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잘 안 되며 우울감에 빠졌다. 직장생활 틈틈이 취미생활을 즐기고 동호회와 스터디 모임 등으로 바쁜 그에게 요즘은 삶에 낙이 없다. 차 씨는 “특별한 일이 없는데, 사는 게 낙이 없고 무언가 갑갑한 느낌에 막막한 기분”이라며 “무기력증에 빠져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무언가마저 자꾸 제약을 받으니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식욕ㆍ수면에 심각한 문제, 감정적 매우 힘들 때 진단
현대사회에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 여길 만큼 일반화된 질병이다. 최근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블루’까지 생겨났다. 사회ㆍ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을 만나는 데 제한이 생기면서 오는 불안과 우울감이다. 우울증을 잘 관리하기 위한 개인별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단순히 일시적인 우울감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식욕이나 수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주관적인 고통의 감정으로 매우 힘들다는 증상을 지속적으로 느낄 때 문제가 된다. 주부라면 살림을 전혀 신경 쓰지 못하거나, 직장인이 업무에 몰두할 수 없게 되는 등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을 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따른다. 우울증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울증 초기 치료 완쾌율 70~80%, 증상 발견 시 전문가 찾아야
우울증은 초기 치료 완쾌율이 2개월 내 70~80%에 이른다.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일찍 전문가를 찾아 심리요법의 정신치료를 하거나 필요할 때 항우울제 약물치료를 함께해야 한다. 섣부른 판단도 유의한다. 신체질환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어 무기력감, 피로감, 전신 통증, 두통, 시력저하, 복부팽만감이나 메스꺼움 등을 느낀다면 적절한 건강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의 유무를 살펴본다.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래를 속단하거나, 예측하려 하면 스트레스가 더 커지므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안철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우울증 치료는 스스로 우울증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면서 “평소 우울 증상에 대해 미리 이해하고 자신의 우울 상태를 점검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울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25점 이상이면 전문가 상담 권유)
※전혀 아니다-0점 / 가끔 그렇다-1점/ 자주 그렇다-2점 / 항상 그렇다-3점
1. 나는 슬프고 기분이 울적하다.
2. 나의 앞날에 희망이 없다고 느껴진다.
3. 나 자신이 무가치한 실패자라고 생각된다.
4. 나는 열등하고 뭔가 잘못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5. 나는 매사에 나 자신을 비판하고 자책한다.
6. 어떤 일을 판단하고 결정하기가 어렵다.
7. 나는 쉽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8. 진로, 취미, 가족, 친구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9. 어떤 일에 자신을 억지로 내몰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10. 나의 외모는 추하다고 생각한다.
11. 식욕이 없다. 또는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12. 불면으로 고생하거나 개운하게 자지 못한다. 또는 지나치게 너무 많이 잔다.
13. 성(SEX)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14. 나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15. 인생은 살 가치가 없으면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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