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는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불안과 두려움 등 정신적 충격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활동 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증,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누구나 바이러스 영향을 받고있지만, 개인이 경험하는 고충의 종류와 강도는 차이가 있다. 대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비대면 수업 여파로 캠퍼스 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한 신입생, 이른바 코로나 학번이 대표적이다. 초중고생들도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에 문제가 있고,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단절된 생활로 힘들다. 취업준비생이나 구직자들은 취업 기회 자체가 줄어 스트레스를 받는다. 엄마들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종일 가사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니 힘들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 집중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회사 상황이 안좋아져 그만두는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자영업자는 문을 닫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생계 위협을 받고있다.
‘코로나 블루’가 그 정도를 넘어 분노로 변해 화병 증세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 레드’ ‘코로나 앵그리’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집계한 코로나19 관련 상담 건수가 2월17일 집계 이후 40만건을 넘어섰다. 광복절 이후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상담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으로 답답함, 불안감, 막막함 등 국민들의 우울감이 더 커졌다. 개개인이 현명하게 잘 극복해야 하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국민의 정신적 피로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병균 소독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이 절실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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