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진 여주시장이 엄태준 이천시장에게 이천시립화장시설 설치를 놓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선언,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이천시가 최근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로 여주시 능서면과 인접한 부발읍 수정리 마을을 선정하자, 이 시장과 주민들이 ‘사회적 합의’를 내세워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6일 여주시와 이천시 등에 따르면 이항진 여주시장은 지난 4일 이웃 지자체인 이천시의 시립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 선정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은 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천명했다.
이어 “부발읍 수정리 마을은 여주시 능서면 매화리, 양거리, 용은리 등과 인접한 곳으로 그동안 능서면 주민들이 계속 입지 반대를 표명해 왔다”며 “건립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충돌이 예상돼 여주·이천 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절차에 앞서 예상되는 갈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됐어야 했다”며 “능서면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환경ㆍ경제ㆍ사회적 피해를 생각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는 꼭 필요한 선결 조건이다.
이천시는 시립화장장 조성과정에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여주시와 상생발전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이천시는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이처럼 이천시립 화장장을 반대하는 건 지리적 근접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종 후보지인 부발읍 수정리는 능서면 매화리에서 직선거리로 200여m에 불과해 이천시가 아닌 여주시에 화장장을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기도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건 물론 행정·법률적 수단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엄태준 이천시장은 “여주시장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동안 이천시도 절차에 따른 결정이어서 이천 시민 입장도 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도 남에게 힘든 상황을 만들 수 있어 지난번에 여주시 등과 이런 상황에 대비, 여주 능서 주민들에게 무엇을 해줬으면 좋을까 대화하려고 만남을 가졌지만 무조건 반대라는 여주 시민들 입장이어서 무산됐다”며 “여주 시민들도 일방적인 반대보다 서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만나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여주ㆍ이천=류진동ㆍ김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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