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천연가스발전소 송전선로 문제를 놓고 민ㆍ민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KE&S가 여주시 북내면 외룡리 일대에 건설 중인 1천㎿급 여주 천연가스발전소 송전선로 지상화를 요구하는 대신면과 북내면 주민들이 찬ㆍ반으로 나뉘어 집회와 시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소 지중화를 주장하며 송전탑(지상화)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여주시장실 앞에서 단식농성까지 들어가자, 김선교 국회의원(통합당)에 이어 민주당 여주 양평지역위원회와 여주시의회 등도 ‘원안대로 지중화’를 촉구했다.
반면 송전선로 지상화에 동의한 북내면 23개 마을 중 20개 마을과 대신면 송전선로가 지나는 8개 마을 대표들은 ‘SK 여주발전소 지중화 결사반대’를 외치며 여주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여주 천연가스발전소 건립공사는 3일 현재 공정률 40% 정도 진행된 가운데 내년 6월 완공, 6개월간의 시험가동을 거쳐 송전선로를 통해 본격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초 지중화하기로 했던 15㎸의 송전선로가 지상화로 변경되면서 이를 둘러싼 지역 주민 간 찬·반 대립양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송전선로가 지중화에서 지상화(송전탑)로 변경되는 발전소 송전선로는 북내면 외룡리와 대신면 하림리ㆍ상구1ㆍ2리ㆍ장풍1리 등을 거쳐 양평 지평면 대평리 지제·문막 T/L(선로)로 연결되는 전체길이 6㎞에 이른다.
앞서 지난달 14일 주민설명회를 마친 뒤 이항진 시장과 면담에 이어 지난달 20~21일 시장실 앞에서 1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갖기도 했다. 송전선로 지중화를 주장하며 시장실 앞에서 2일간 단식 농성을 벌여 이 시장의 ‘설명회 절차상 문제 인정’, ‘애초대로 지중화로 갈 것’ 등 2가지 요구사항을 관철하고 단식농성을 끝냈다.
지난 2일 오후 주암2리 마을회관 앞에선 ‘지중화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지상화 찬성 측 북내 주민들이 집회를 벌이고 이 자리에 참석한 이항진 시장과 면담을 했다.
이들은 지중화 시 송전선로가 지나는 인근 주암리ㆍ내룡리ㆍ석우리ㆍ서원리 주민들은 지중화를 주장한 국회의원, 시의원, 민주당 지역위원장 등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상여를 제작해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입장문을 통해 “지난달 14일 주민설명회는 철탑이 설치될 마을의 주민 동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된 행사다. 또다시 지중화로 민가들이 밀집한 주암리 마을 5m 반경 내 땅속의 전선을 지상에 철탑을 설치해 연결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을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철탑이 들어서는 마을에서 대동회를 거쳐 보상까지 이뤄진 마당에 일부 정치인들이 다시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사리사욕에 눈먼 자들과 손잡고 표심에만 몰두하는 정치인은 발전소사업에서 손을 떼라, 만약 지중화를 하려거든 당신들 집앞에 설치하라”고 주장했다.
이항진 시장은 “사업 변경에 따른 열람 공고는 여주시가 법적 의무 행정처리과정으로 산자부 결정에 여주시는 관여할 수 없다”며 “현재 어느 한 쪽 주민 입장에서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경채 주암1리 이장은 이날 마을 주민 95명이 서명한 송전선로 지중화 결사반대 서명부를 이항진 시장에게 전달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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