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꿀 틈도 주지 않고 코로나19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모든 면에서 급격히 변하였다.
전시 등의 취소와 공공시설 휴관 조치에 따라 평소 당연한 일상이라고 여겨졌던 모든 행동에 제약을 받고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비롯한 정서적 욕구 또한 충족되기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정서적 상황을 반영하기라도 하는 듯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와 ‘우울감’이 합쳐진 ‘코로나 우울’이라는 신조어가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시민들의 문화 향유는 충족되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사회 변화 방향과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민들은 우선 안전한 전시 관람과 쌍방향성 소통이 가능한 교육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국내외 미술관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전시 및 교육을 기획 단계부터 재설계하여 관람객과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핵심적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비대면 활동 △언제든지 문화향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시성 △문제해결을 위하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미술관 조직일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들의 효과적인 결합을 통해 ‘안전한 문화향유 기회’를 제대로 부여하는 일이 미술관이 나아가야할 지향점일 것이다.
이러한 지향점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수원미술전시관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던 2월부터 수원미술전시관은 ‘온라인’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활동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전시언박싱> 을 진행하였는데, 이는 온라인으로 기획자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을 유투브에 업로드하여 비대면으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로는 SNS를 촬영하여 집에서 전시와 연계한 교육 활동지를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챌린지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참여하는 미술관’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세 번째로 영상으로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보는 <작가와의 만남>을 촬영,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화상회의 어플을 통해 도슨트의 전시설명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는 <라이브TV>를 제작, 운영하는 등 문화 향유에 목말라하는 문화수요자들과 소통이 가능한 SNS 창구를 마련하여 코로나 우울을 방지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시행과정에서 힘든 상황을 간신히 버텨내는 시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문화의 향유를 통해 안정적 정서를 고양하고자 하는 의도로 진행되었다. 앞으로도 기존 관람객이 대면방식의 전시를 통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온라인으로 전시를 감상하도록 하고 화상회의 방식을 통한 교육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술관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인 심리적 방역을 철저히 수행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 한다.
선진솔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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