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코로나의 역습과 주택시장

코로나19의 2차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했다. 최근 며칠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난 경고 문자가 끝을 모르고 들어온다. 어느 순간엔가 우리 사회는 코로나19에 대해 무감각해져 버렸다. 휴가를 간 많은 사람은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역기준조차 지키지 않았다. 광화문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규모 집회까지 강행했다.

그런 사이 우리 사회는 다시 코로나19 공포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빌게이츠는 코로나19가 2021년 말에야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무너진 의료 시스템과 취약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더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와 경고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다르지 않다. 백신이 코로나19를 종식하는데 중요한 도구이지만, 백신이 있더라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 방역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그리고 뚝심 있게 진두지휘해 온 정은경 본부장의 호소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들린다. 정 본부장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발동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발동되면 10인 이상 모임은 금지된다. 많은 기관이 문을 닫아야 하고, 사람들이 경제적 활동을 멈추면서 많은 자영업자와 기업의 손실은 불가피해진다. 사회적 손실과 피해는 결국 각자 개인의 막대한 피해로 되돌아온다.

세계적인 팬데믹 경험은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뿐이었다. 또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경제하락을 경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세계 경제와 더불어 우리 경제가 동반 침체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안정화될 수 없다.

경제적으로 보면 최악의 위기상황이다. 그런데 주택시장 온도는 너무나도 다르다. 규제 그물망으로 덮여 있는 서울ㆍ수도권은 연일 주택가격이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7월까지의 누적 주택매매거래량도 76만2천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치다.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정책이 발표됐음에도 거래량은 더 늘고 있다. 가격 불안정성도 여전하다. 경제가 불안하고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도 활황인 것처럼 보이는 주택시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스스로 코로나19 방역을 준비해야 한다. 그 시작은 집이다. 모든 경제활동을 담당했던 사회의 다양한 공간은 안전하지 않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일상을 집에서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안전하고 편안하고 나와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좋은 집을 열망하게 한다. 좋은 집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나와 내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그런 집이 필요하다. 그런 집은 부족하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보통사람들에게 코로나19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주택시장에 가해지고 있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멈춰야 한다. 사회적 위기가 거세질수록 사람들은 더 좋고 안전한 집을 더 많이 원하게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좋고 안전한 집이 많지 않으면 결국 돈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과거 세계적 팬데믹은 사회와 경제를 바꿔 놓았다. 코로나19 시대를 겪는 우리의 주택정책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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