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서는 귀중한 손님을 대접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이 신중하게 하라.”
‘사기’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제자인 염옹이 공자에게 정치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가 한 대답이다. 집에 찾아오는 손님은 융숭히 대접하면서 집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걸핏하면 싸우거나 해코지를 하려고 한다. 그러니 모든 사람을 내 집에 찾아온 손님처럼 대접하라는 말이다.
몇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수해 관련 뉴스가 전해지는 TV 앞에서 여당 국회의원들이 둘러앉아 웃으며 엄지척을 하고 있는 사진에 국민이 분노했다. 해당 수해 지역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이 집중포화를 맞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그 사진에 찍힌 모든 국회의원들이 악마로 보였을 것이다. 반면 김정숙 여사가 강원도 철원을 깜짝 방문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사진에는 많은 이가 찬사를 보냈다. 김 여사의 철원 방문은 비공개 일정이었지만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됐고, 이 같은 내용 덕에 김 여사의 수해 복구 사진은 ‘진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많은 감동을 줬다.
수해 복구 현장에서 흙투성이가 된 태영호 국회의원의 사진도 사람들에게 화제가 됐으며, 그에 반해 수해 복구 현장에서 깨끗한 복장이 찍힌 류호정 의원과 심상정 대표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최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할 것 없이 많은 정치인이 수해 복구에 동참하며 이들의 사진이 세간에 공개되고 있다. 당연히 사진 한 장으로 당시의 모든 상황과 그 인물의 속마음까지는 나타낼 수 없다. 그러나 정치인들에게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은 매우 중요하고 사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표현하고 전달한다.
코로나19에 이어 예상치 못했던 수해까지, 연이은 국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이 어떠한 활동을 해야 할지 정치의 근본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정치는 섬김이다.
이호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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