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방 무너질까 조마조마"…목동 야산 토사유출 위험

13일 오전 광주 목동의 야산이 개발행위허가 없이 불법 훼손된 채 방치돼 주변 주민들이 토사유출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윤원규기자
13일 오전 광주 목동의 야산이 개발행위허가 없이 불법 훼손된 채 방치돼 주변 주민들이 토사유출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윤원규기자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13일 오후 2시께 광주시 태전동에서 오포읍 신현리로 넘어가는 산 중턱에 있는 목동의 한 야산. 이 근처에서 만난 신현리 주민 A씨(56)가 누렇게 속살을 드러낸 야산을 가리키며 “이 앞을 지날 때마다 걱정돼 걸음을 멈춘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처럼 야산은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었다.

때마침 한 달 넘게 쏟아지던 비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산에서 빗물이 흐른 듯 파인 흔적이 선명했다. 주 도로에서 야산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자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한 쇠사슬이 처져 있었다.

13일 광주시 목동 야산이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한상훈기자
13일 광주시 목동 야산이 황톳빛 속살을 드러낸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한상훈기자

포장된 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산 안쪽으로 길이 100m, 너비 50m가량의 임야가 펼쳐졌다. 개발을 위해 터를 닦아 놓은 듯한데 경사면(법면)이 아슬아슬했다. 법면 아래로는 수십미터 낭떠러지다.

법면에는 사토 유실 방지를 위한 망을 씌어 놓기는 했으나 일부는 이미 흘러내린 토사에 묻혀 버렸다. 어디서부터 쓸려 내려왔는지 법면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었다.

법면 위쪽 공간 군데군데에는 어른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땅이 길게 갈라져 있었다. 비가 계속 내리면 언제 쓸려 내려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었다.

확인 결과 이 일대 임야는 지난 2002년 법원 판결을 받아 수십 필지로 분할됐다. 하지만 이후로는 산지 전용은 물론, 개발행위허가 등 일체의 행정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으로 임야가 훼손되면서 토사 유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신현리의 또 다른 주민 B씨(63)는 “언제부터 공사했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날 가보니 산이 깎여져 있었다”며 “요즘처럼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언제 무너져 내릴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 후 출입통제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다 할 행정절차를 거치치 않은 만큼 불법으로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행위자 등을 찾아 원상복구 명령 등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광주 목동의 야산이 개발행위허가 없이 불법 훼손된 채 방치돼 주변 주민들이 토사유출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윤원규기자
13일 오전 광주 목동의 야산이 개발행위허가 없이 불법 훼손된 채 방치돼 주변 주민들이 토사유출로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윤원규기자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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