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지구가 화났다

이명관 사회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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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는 이제는 더이상 낯설지 않다. 한반도 너머 일이라면 오히려 무덤덤하기까지 하다. 최근 중국의 대홍수 사태와 함께 한반도에는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북극 고온, 동시베리아 고온, 서태평양 고온 등 세가지 고온현상이 겹친 온난화 현상의 결과라고 한다. 통상 장마는 대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태평양의 무덥고 습한 공기가 맞부딪혀 생기는 결과로 알고 있었던 상식을 벗어났다.

한반도 중부지방은 폭우가 쏟아지는데, 남부지방은 열대야 현상까지 보이며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불과 일주일 전의 얘기다.

기상청의 예측이 계속 틀린다는 뉴스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은 현실이다. 예측이 계속 틀린다는 것은 기존의 누적된 통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이고 상식적인 범주를 벗어났다는 의미이다. 이상기후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상기후를 경험했다. 2018년엔 더웠다. 강원도 홍천에선 41.0℃를 기록했고, 30일이 넘는 폭염일수를 찍는 등 역대급 폭염을 경험했다. 2019년엔 태풍이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수만 7개였다. 3.1개의 평년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이같은 이상 기후에 겪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올해도 수많은 이재민과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있었다. 아직도 장마가 끝나지 않았고,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지구가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햇님과 바람의 이야기에서 들려주는 자연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햇님은 햇님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가장 화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시련을 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이같은 이상기후를 파생케 한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고 말이다. 다시 돌려놓으라고 하는 것 같다. 잊지 말아야 한다.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줘야하는 책임과 의무는 지금의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지구야! 미안하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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