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 표현도 제대로 못 하고…. 그동안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27일 오전 8시께 안성1동에 거주하는 A씨(52ㆍ여)의 집은 공무원과 봉사단체 회원들이 방역복을 착용한 채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했다.
“회원님~ 방안에 폐사체로 있는 쥐 좀 쓰레기봉투에 담고 벌레가 너무 많으니까 소독약 좀 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A씨의 집에서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 봉사회원들 간의 따뜻한 미소 소통은 여느 봉사활동 때보다 우렁찼다.
안성시가 지적ㆍ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앓는 모녀가 악취가 나는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한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해결해줘 화제가 되고 있다.A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봉사회원들은 오직 모녀에게 사랑과 행복을 안겨주고자 악취도, 육체도, 정신적 고통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께 광명에서 거주했던 A씨는 지적장애를 앓는 딸(21)과 안성으로 전입하면서 LH 소유 임대주택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A씨는 지적장애에 지체장애, 딸은 지적장애를 앓는 터여서 이들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이라고는 A씨의 노모뿐이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고난도 사례 가정’으로 분류된 A씨를 안성시가 집중적으로 관리했으나, A씨와 노모는 도움의 손길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가정은 복지돌봄지원에서도 서서히 거리가 멀어지면서 방치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1년 3개월이 지났다. 결국, A씨의 집안 곳곳은 이들이 수개월간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폐사된 쥐와 고양이, 벌레 등으로 가득 찼다.
봉사단체가 지원해 준 음식과 반찬 등을 먹지 않아 썩은 채 고스란히 발견되기도 했다.
이로 말미암아 A씨와 딸이 악취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온몸에 피부발진 등 건강에 이상을 느껴 대형 병원으로 후송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연에 안성1동사무소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바르게살기위원회 등 4개 단체 회원 30여명은 A씨의 집에서 5시간여 동안 쓰레기 1,6t을 거둬들이는 주거환경 개선에 구슬땀을 흘렸다.
허오욱 안성1동장은 “A씨 가정이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길 바란다.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하고 봉사단체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