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공원과는 은실근린공원 조성 예정지 세교동 백로서식지 방역소독을 6월 중순부터 10월까지 매주 추진한다. 숲속 둥지에는 어미 백로들이 알을 품고, 백로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바쁘게 오가고 있다. 여름철새인 백로의 번식기에 백로서식지에 대한 방역소독을 추진하는 평택시 공원과의 숨은 의도가 무엇일까. 평택시는 시민의 혈세로 백로 서식지에 대한 방역소독을 추진하기 전에 역학조사와 실태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 혹시 야생동물로 인하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이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백로의 생태적 특성, 서식지 및 서식현황 등 실태조사를 근거로 방역소독 작업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백로는 평택시를 상징하는 시조 아닌가. 평택시 환경정책과는 야생생물과 그 서식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ㆍ관리함으로써 야생생물의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먼저 평택시의 시조인 백로에 대한 서식실태의 조사를 통해 서식지 및 서식현황 등을 파악해야 한다.
50만 대도시로 발전한 평택시는 ‘환경우선 클린평택’ 구호를 실천하기 위해 환경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줄이기, 평택호 수질개선 등 일상적인 환경정책과 함께 급격한 도시개발로 인해 서식지에서 내몰리는 야생생물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나아가 야생생물의 서식실태 등을 파악하여 야생생물 보호에 관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ㆍ시행하고, 세교동 백로서식지를 적극 보호하여 그 혜택이 어린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세교동 은실근린공원 예정지인 모산골성당 뒷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백로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더 자라서 통복천, 안성천으로 먹이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숲속 둥지에 대한 방역소독을 보류해야 한다. 백로는 밤공기가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남쪽 나라로 이동한다. 역학조사 결과 감염병 때문에 방역소독이 필요하다면 백로가 떠난 가을에 해야 한다. 세교동 도시개발로 백로가 줄어들고 있다.
평택시의 야생생물 보호 행정을 보면 대책이 없다, 최근에는 배대리생태공원에 고사분수와 야간조명을 설치했다. 밤 9시까지 가동하는 고사분수로 인한 소음과 울긋불긋 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 때문에 야생생물들이 잠을 자기 어려운 환경이다. 배다리생태공원의 터줏대감인 흰뺨검둥오리들이 새끼 오리들을 데리고 큰 도로를 건너 이주를 시도하는 위험한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어미 오리를 따라 도로를 건너다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새끼 오리의 로드킬을 방지하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배다리생태공원은 야간 분수쇼가 아니어도 각종 행사로 소란스럽고, 주변 고층아파트와 빌딩의 경관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로 야생생물들이 잠들기 어려울 정도로 위협받고 있다. 시민의 혈세로 배다리생태공원을 파괴하는 고사분수의 가동을 멈춰야 한다. 오리들이 떠난 배다리생태공원이 유원지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야생생물은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공동자산이다. 우리는 야생생물과 그 서식환경을 보호하여 그 혜택이 미래세대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행동하여야 한다. 숲이 없는 평택지역에 배다리생태공원, 모산골공원, 세교동 백로서식지를 지키려면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일부 주민의 민원을 빌미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야생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평택시 공원과의 행정이 걱정스럽다. 지난해 10월11일 세교도서관에서 ‘평택 상징새 백로 보호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와서 ‘평택시에 생태공원은 없다’고 소신 발언하던 공원과 담당자의 목소리가 고층아파트 빌딩 숲에 메아리친다. 호젓한 생태공원에서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아는 품격있는 평택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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