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인천을 수돗물 사태가 뒤덮고 있다. 2019년엔 붉은 수돗물, 즉 적수 사태가 터지더니 이젠 수돗물 유충으로 시끄럽다.
공촌정수장에서 시작해 인천 전역으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쏟아지더니 이젠 인천을 벗어나 전국에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이어졌고 결국 중앙정부가 나서 종합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천에 유충이 유독 많은 것인가. 전문가들은 꼭 이 같은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미 적수 사태를 겪으면서 인천시민이 수도꼭지나 샤워기 등에 필터 등을 적극적으로 달아 사용하고 있는 데다, 수돗물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각종 제보가 활발하다는 의견이 높다. 또 일부에선 유난히 따뜻했던 지난해 겨울이 유충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즉 수돗물 유충은 인천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사안이란 것이다. ‘유독 인천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반응은 결코 옳지 못하다.
물론 이 사태를 발생시킨 인천시도 책임에서 벗어나진 못하다. 고도정수처리시설 관리 부실이나 여름철에는 세척을 더 자주 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점 등 여러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뒤늦게 대책을 내놨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하다.
다행히도 사태 발생 이후 인천시는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 건수나 지역 등을 매일 공개하고 있다. 투명한 대응으로 최소한 더 이상 신뢰를 잃진 않고 있다. 옳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돗물은 매일 마시거나 사용하는 만큼 안전성과 신뢰가 중요하다. 이를 믿을 수 없다면 시민의 일상이 크게 흔들린다.
코로나19 사태엔 건강·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지나치다고 할만큼 꼼꼼하게 선제 대응한 인천시, 이젠 상수도 등 전반적인 행정에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길 기대해본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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