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베란다 방수 공사 노하우

최원재 문화부장 chwj74@kyeonggi.com
기자페이지

오래된 아파트에 살다 보니 베란다에 비가 새기 시작했다. 처음엔 약간씩 습기만 생기더니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요즘 수건 몇 장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빗물이 흘러나왔다. 지난해 다용도실 누수는 공사업체를 불러 시공했는데 비용이 꽤 많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장마철을 맞아 오래된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께 최근 직접 시공한 베란다 방수 공사 노하우를 전하려 한다. 뜻밖에 비용도 들지 않고 간단히 해결할 수도 있으니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샌다면 빨리 시공업체를 부르시는 게 좋다. 허접하지만 베란다 방수 공사 노하우를 들어보시라.

먼저 누수 위치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비 예보가 있을 때 수명이 다 된 마른 수건(걸레)을 이용해 누수로 의심되는 부위에 놓는다. 이때 수건을 수시로 잘 관찰해야 한다. 가장 빨리 많이 수건이 젖는 부위를 체크해 두자. 수건을 치우고 마른 걸레로 누수 부위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빗물이 가장 먼저 스며드는 위치를 표시해 둔다. 이때 은둔과 끈기, 고도의 관찰력이 필요하다.

위치를 확인했다면 어떤 방수용품을 선택하느냐가 관건이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검색하다 보니 모든 제품을 저렴하게 다 판매한다는 곳에서 방수 스프레이와 방수 실리콘 제품 등의 사용 후기를 발견하게 됐다. 해당 업체를 방문 인터넷 서핑을 통해 확인한 제품을 찾았다. 그런데 장마 때문인지 관련 제품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실리콘이 진열된 맨 아래 칸에 흰색가루가 눈에 들어왔다. 비닐 포장용지에 다용도 만능 시멘트라고 적혀 있었다. 변기 하단 부위에 사용하는 그림이 나왔다. 일단 방수가 된다. 바로 이거구나. 집으로 돌아와 종이컵에 약 30g의 다용도 시멘트를 넣고 물을 걸쭉해질 때까지 부었다. 사용 설명서에는 약 25~30% 정도의 물을 붓는 것으로 돼 있는데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 시공 전에 오공본드를 이용해 빗물이 새는 틈새 부위를 메웠다. 이후 반죽이 잘된 시멘트를 손으로 골고루 발라주고 지저분한 곳은 젖은 수건으로 닦아냈다. 오후 7시께 모든 작업을 마치고 그날 밤 기분 좋게 잠에 들었다. 새벽에 폭우가 쏟아져 잠에서 깼다. 새벽 5시 기대 반 걱정 반 베란다로 향했다. 크크크 완벽 시공. 며칠째 비가 오는데 베란다는 짱짱했다. 집에 누수가 있는 분들은 2천원짜리 다용도 만능 시멘트를 활용해 시공해보시길 강력히 추천한다. 최원재 문화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