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라는 뜻으로,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말이다. 한 마디로 욕심을 부리지 말고 너무 치우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 세상과 정치를 보면서 이 단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성경에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는 구절이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보면서 이 구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욕심을 동기 부여로 활용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욕심은 대부분 선을 넘는 지나침(과도함)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기자가 기사를 쓸 때 빠지기 쉬운 유혹 중 하나가 과장 기사를 쓰는 것이다. ‘팩트’(사실)만 전하면 되는데 과시하려는 마음에 과대포장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내세워 발표한 ‘교회 정규예배 이외 모임·행사 전면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개신교계가 “과도한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는 어떤가. 21대 국회 초반 여야는 상대방을 향해 ‘너무 지나치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 했던 미래통합당을 향해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한다”면서 “정말로 지나치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의회 과반이면 아무 일이나 다 할 수 있다는 독선에 취해 있다”며 “독주·폭주를 멈추라”고 성토했다.
국민들이 보기에 176석을 앞세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 18개 국회 전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과 103석임에도 당초 배분된 7개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고 보이콧으로 맞선 통합당은 ‘오십보백보’일 뿐이다.
초반부터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는 21대 국회는 지난 16일 역대 최장 ‘지각 개원식’이라는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가까스로 개원식은 열었지만 여야가 과욕을 버리고 실종된 협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재민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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