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KT 위즈와 가을야구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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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막내 구단인 KT 위즈가 1군 데뷔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아 야심차게 내세운 목표는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었다. 2013년 국내 10번째 프로야구단으로 탄생한 KT는 경기도 야구팬들의 기대를 안고 2015년 1군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뒤 2018년 탈꼴찌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역대 최고인 6위에 오르면서 올 시즌 가을야구를 기대케 했다.

▶이는 이강철 감독의 취임 2년 차를 맞아 높아진 기대감과 전력 상승 요인 때문이다. 새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와 특급 신인 소형준이 가세하며 마운드가 한층 안정감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타선 역시 한방을 갖춘 거포와 교타자들이 고루 포진해 무게감을 더했다. 미국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이 감독의 가을야구 목표는 유력하게 전망됐다. 하지만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현 상황에서 KT의 가을야구 진출은 녹록하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좀처럼 중위권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믿었던 불펜진이 일찌감치 붕괴한 데다 호투하던 선발진도 불안하다. 그나마 타선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초반 맹타를 휘두르던 타자들도 조금씩 하락 기미를 보인다.

▶KT의 불안 요인은 크게 3가지로 꼽힌다. 선발ㆍ불펜 등 투수진의 기복이 심한 것이 첫 번째다. 여기에 팀 4번 타자인 강백호를 비롯 중심 타자들이 득점 기회서 부진하다. 이강철 감독 역시 전략ㆍ전술과 투수 교체 타이밍 등에서 지난해 같은 지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2위 키움전은 이 같은 문제점을 모두 노출시킨 패배였다.

▶KT가 예상 밖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팬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흥행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더욱 중요하다. 이제 KT에게 더이상 ‘막내이기 때문에…’라는 응석은 통하지 않는다. 불과 2년 먼저 1군 무대에 뛰어든 9번째 구단 NC는 데뷔년도 7위로 시작한 이후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지난 2018년 단 한번 최하위에 머물렀을 뿐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은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그동안 성적과 과정을 보면 이 같은 선전이 투자의 결과 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NC와 키움 등 상위권 팀들에게는 선수들의 프로 근성과 팀을 위한 플레이, 이기기 위한 감독의 번뜩이는 지략이 읽어진다. KT가 가을야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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