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강력한 ‘청정계곡 도민환원 프로젝트’로 불법시설물이 사라지고 자릿세가 없어진 동두천 탑동계곡과 연천 동막골 계곡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화장실과 주차장, 마트 등 편의시설은 물론 계곡을 찾은 물놀이객들의 불법 취사ㆍ야영 행위에 대한 양 시군의 단속 역시 큰 대조를 보였다.
계곡내 평상 등 불법시설물 철거로 한순간 생계가 막막해진 상인들의 효율적인 지원책 마련도 풀어야할 시급한 과제다.
지난 4일 오후 2시 동두천에 있는 탑동계곡.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계곡을 따라 5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계곡내에 상인 들이 불법설치한 수백개의 평상 등이 모두 철거되면서 자릿세도 사라졌다. 동두천시의 발빠른 대처로 공영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조성되어 행락객들의 불편은 커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행락객들이 고기를 구워먹는 등 취사행위가 목격됐다. 특히 계곡 중간 배꼽다리 부근의 국방부 소유 임야에서 조차 야영 취사행위가 이뤄지고 있었으나 단속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인근 쇠목계곡의 한 상가에선 철거된 불법 천막을 다시 치는 모습도 목격되어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도 요구되고 있다.
해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고 있다는 주민 박모(58.남)씨는 “올해는 자릿세가 없이 눈치보지 않고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되어 마치 주인이 된 기분으로 기쁘다”며 웃움을 지어보였다.
반면, 지난해 까지 평상 40여개를 운영했다는 상인 김모(여ㆍ56)씨는 “매출이 10분의 1로 감소되어 많은 권리금을 주고 매입한 건물이 경매될 위기로 죽지못해 살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시간 연천 동막골 계곡. 계곡을 따라 1천여명이 넘는 물놀이객들로 가득했으나 취사행위는 찾아볼수 없었다. 행락객들이 버리고간 쓰레기도 잘 치워져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였다.
연천군이 하루 인원 50여명의 하천감시원과 하천계곡지킴이를 동원해 청소, 불법영업단속에 나섰고 7월1일부터 아미천·수동천 일대에 낚시·취사·야영 금지 단속반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두천과 달리 주차장과 마트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행락객들이 불편을 겪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어린이들의 안전한 물놀이를 위한 안전요원이 없는 것 또한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군복무시절 추억이 생각나 제주도에서 2박3일 가족들과 이 계곡을 찾았다는 최모(남ㆍ46)씨는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먹지못하고 음식을 배달시켜 아쉽지만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자릿세를 없애고 자연하천을 국민의 품으로 안겨준 이재명 경기도지사 화이팅”이라며 큰 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40년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한순간 모두 날려버린 H상가 대표 장모(여ㆍ56)씨는 “지난 10년동안 군청에 하첨점용료와 국방부에 토지사용료를 지불했음에도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시간도 주지않고 생계를 끊어버려 스트레스로 지난 4월 폐암수술까지 했다”며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동두천시는 모든 행락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쉬다 갈수 있도록 공용캠핑장, 친환경 물놀이장, 둘레길, 화장실 등을 갖춘 ‘탑동계곡 공용캠핑장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연천군도 하천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동막골 자연발생유원지 일대에 밀리터리체험 수변공원인 상생·공생·공존하는 아미천 만들기 사업을 추진, 복원된 청정계곡의 불법행위 재발 방지와 이용객의 편의를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역시 불법시설을 철거한 지역에 올해 620억원을 들여 친환경 산책로, 수변 데크, 휴식공간, 화장실, 주차장 등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편의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시설물 정비를 마친 뒤 하천감시원과 하천계곡지킴이 등의 인력을 활용해 쓰레기 처리와 불법 시설물 재발 방지 감시활동 등 사후 관리에도 힘쓸 방침이다.
동두천ㆍ연천=송진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