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이 간부 공무원의 기지와 동료 공무원들의 집념으로 옛 기억을 되살려줄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김포시 나진 자연재해위험 개선지구(나진교 일원 5천여㎡) 정비사업(이하 나진지구 정비사업) 현장이 화제의 공간. 나진지구 정비사업은 국도 48호선상의 길이 46m, 너비 29m의 기존 나진교를 철거하고 길이 55m, 너비 50m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기존 나진교 접속도로를 신설, 나진교 전후 총 500m까지 30.5m로 정비하고 도로선형도 개선한다. 사업비는 193억2천500만원, 지난 2017년 9월 착공, 오는 9월30일 준공 예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나진교 하행선(강화방향) 상부 슬래브타설을 완료하고 접속도로 토목공사와 가로등, 신호등 설치, 도로시설물 설치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담당 부서장인 두춘언 안전총괄과장이 지난달 7일 현장 점검차 공사현장에 나왔다가 인근 다른 공사현장에서 소나무 10여그루 이전작업을 목격했다. 그는 과거 나진교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웠던 소나무 모습을 떠올렸다. 이어 이 나무들을 나진지구 유휴지에 옮겨 심으면 미관은 물론 옛 기억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두 과장이 소나무 이전작업을 파악한 결과, 소유자는 나진교 바로 옆 연안 이씨 봉화공파 종중이고, 소나무가 위치한 종중 부지에 주유소가 입지하면서 소나무들이 외부로 팔려나가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과장은 하천관리팀(팀장 조상덕, 담당자 최영문) 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타 지역으로 이전될 소나무를 나진교 인근으로 옮겨 심어 김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키로 하고 다음날 현장을 찾아 종중 관계자를 만나 설득, 단 하루 만에 소나무 4그루를 이식하기로 확약을 받아냈다. 이들은 즉각 서울 방향 나진교 진입 전 오른쪽 유휴지에 이들 소나무를 심을 공간을 마련하고 최근 소나무 4그루를 옮겨 심어 근사한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벤치와 경관조명 등도 설치했다.
안전총괄과 직원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30년이 넘는 나진교 역사를 기록한 교명주가 공사 중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찾아내 이곳에 설치하고 소나무를 이곳에 심게 된 사연을 담은 표지석도 설치, 연안 이씨 봉화공파 종중의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두춘언 과장은 “시의 제안에 소나무를 기증해준 연안 이씨 봉화공파 종중과 소나무 기증과 식재에 최선을 다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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