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2주년 정동균 양평군수

자연·사람·도시 어울린 ‘그린 뉴딜 양평’ 키운다

경기일보와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동균 군수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양평의 정책기조인 그린뉴딜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일보와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동균 군수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양평의 정책기조인 그린뉴딜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를 보려면 3일과 8일 열리는 양평장에 가면 된다. 정 군수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양평장날이면 어김없이 장터를 찾는다. 할머니들과 어울려 수다도 떨고, 떡집 좌판에선 인절미도 집어 먹는다. 정 군수는 먹성이 참 좋다. 상인들이 권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먹는다. 콩나물 가게에선 생 콩나물도 입으로 가져간다. 상인들이 "개근상을 주어야겠다"고 농을 던질 정도로 매번 장터를 찾다 보니, 상인들의 가정사도 꿰뚫어 보게 됐다. 과일가게 청년에게는 어머니의 차도를 묻는다. 요즈음에는 멀찌감치 정 군수를 발견한 상인들이 서둘러 마스크부터 챙긴다. 마스크를 안 쓴다는 정 군수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다. 정 군수에게 장날마다 장터를 찾는 이유를 물었다. “언젠가 선거 때 장터를 찾았더니, '선거 때만 표 달라고 얼굴을 내민다'는 말을 스쳐 듣고는 제가 군수가 되면 장날에는 빼놓지 않고 장터를 찾아가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정동균은 이런 사람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그린뉴딜정책을 추진하는 정동균 양평군수가 토종씨앗을 보급하는 청년농부와 우리 밀 밭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그린뉴딜정책을 추진하는 정동균 양평군수가 토종씨앗을 보급하는 청년농부와 우리 밀 밭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양평 최초의 민주당 정권인 민선 7기 정동균 호가 출범한 지 2년이 돼 반환점에 들어섰다. ‘바르고 공정한 양평’, ‘우보천리’, ‘전방위 네트워크’ 등으로 상징되는 전반기 군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12만 군민의 삶이 바뀌려면 우선 공직자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권위주의에 몸이 밴 공직사회를 ‘수평적 소통’으로 군수의 의지와 철학, 가치 등을 이해하는 조직으로 바꾸는 데 2년이 걸렸다. 국회와 정부 그리고 경기도를 넘나드는 전방위 네트워크로 양평군의 예산이 약 2천억원이 늘어나는 성과도 거뒀다. 10년 넘게 표류하던 서울~양평 고속도로도 오는 2023년 개통이 예정됐고, 양평~여주 간 국도 37호선 확장, 양근대교 4차선 확장 등도 결정됐다. 지금부터 민선 7기의 역량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2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양평군은 코로나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있다고 보는지.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보건소 공무원들과 방역 관련 공무원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양평군에선 민간 부분의 자발적인 방역활동과 봉사가 특히 빛났다고 생각한다. 마스크 공적 판매가 막 시작될 때였다.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어르신이 정작 자신이 아니라 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위해 마스크를 사려 한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시민단체가 면 마스크 제작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과 상의했다. 평생학습센터에 재봉틀 수십대가 있고, 꽤 많은 사람이 봉재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잘하면 되겠다 싶어, 면 마스크를 만들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100명을 모집했는데, 불과 3일 만에 무려 295명이 자원했다. 이들과 함께 10일 만에 면 마스크 4만개를 만들어 학교와 어르신들에게 나눠줄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천 마스크를 제작해 군민의 건강을 지키는 엄마의 마음’이란 의미로 ‘천군마마’라고 불렀다. 더욱이 놀라운 건 그분들 대부분이 처음 보는 분들이라는 점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어디선가 스스로 나와 함께 힘을 모으는 군민들이야말로 양평군이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오는 데 가장 큰 영웅들이라고 생각한다.

상인들이 개근상을 줘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장날마다 양평장을 찾는 정동균 군수가 할머니 노점상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상인들이 개근상을 줘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장날마다 양평장을 찾는 정동균 군수가 할머니 노점상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담론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집권 후반기의 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민선 7기 남은 2년 후반기의 정책 방향은 ‘자연, 사람, 도시가 함께하는 그린 뉴딜 양평’이 될 것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다른 세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선 코로나 사태는 인간이 만들어 낸 환경파괴의 결과물이란 생각도 든다. 2천만 수도권 인구의 식수를 책임지는 양평군은 친환경 농업특구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친환경 농업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수요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토종 종자에 주목하고 있다. 수천년 동안 기후변화를 이겨내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게 토종 씨앗들이다. 안전성과 면역력까지 두루 갖춘 토종 씨앗을 발굴하고, 보급하는 일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준비된 도시 양평’을 만드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마침 양평에는 토종 종자 보급에 뜻이 있는 젊은 농부들이 많이 있다. 이들과 힘을 합쳐 토종 종자 보급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아시다시피 양평은 초고령화가 진행 중인 도시다. 어르신들이 힘에 부쳐 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을 빌려 젊은이들이 토종 씨앗으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씨앗을 전체 양평군으로 확산시키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토종 종자 은행을 만들고, 토종 종자연구센터도 만들 계획이다. 양평군은 젊은 농부와 2세 농업인이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도 마련 중이다. 청년 농부들의 주거 지원을 위한 청년 농부 주택사업 구상도 그중의 하나다.

-공약사항 중 축제, 관광, 전통시장 활성화, 문화예술 분야 콘텐츠와 디테일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저도 많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지난 2년간 준비해온 양평문화재단이 오는 11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양평문화재단은 양평군 문화예술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정책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사업들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양평문화재단의 이사장은 전국 공모를 통해 유능하고 덕망 있는 분을 모실 계획이다. 문화예술 콘텐츠가 축제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끄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 정동균 양평군수가 고용센터 유치를 위해 가두홍보에 나서고 있다.
▲ 정동균 양평군수가 고용센터 유치를 위해 가두홍보에 나서고 있다.

-끝으로 12만 군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과 집권 후반기를 대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무엇보다 군민들의 화합과 따뜻한 동행을 강조하고 싶다. 양평은 이제 원주민과 이주민의 비율이 거의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 평생 잘 소통하고 살아오셨듯, 배려와 존중의 말씨와 마음씨로 따뜻한 양평, 건강한 양평을 만드는 데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녹색 환경 조성과 동시에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양평형 그린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바르고 공정한, 행복한 양평’ 달성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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