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지하수 자원 활용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촌 기상이변이 더욱 잦아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삶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증발산량 및 강수량의 증가는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와 가뭄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 영향으로 평균기온과 강수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한편 강우일수가 짧은 집중호우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시·공간적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지표수 중심의 용수 공급체계에서 최근, 지표수와 지하수의 연계 활용 등 용수원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표수가 부족한 지역의 물공급 대안 중 하나인 지하수는 빗물의 지하 침투를 통해 끊임없이 보충되는 순환자원이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지속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따라서 지표수에 비해 가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이 가능하고 수질오염에도 강점이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용수의 19~20%를 지하수로 사용하나 우리나라는 그 절반 수준인 11% 정도만 지하수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수돗물 원수는 미국 37%, 일본 25%, 유럽은 25~100%까지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0.3%(제주도 제외)에 불과, 기후변화에 대비해 지하수의 이용률을 더 높여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하수 개발은 가뭄 시마다 급하게 지하수 관정을 굴착했고, 그 결과 폐공이 양산되거나 시공불량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수개발은 장기적·체계적인 사업계획에 의해 추진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기 개발된 관정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활용 가능한 용수원을 찾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즉 기존 노후관정에 대해 사후관리 및 리모델링을 통해 추가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데 이는 신규 관정 개발 대체 효과가 있어 예산절감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경기도와 함께 ‘농업용 공공관정 관리기반 구축 및 노후관정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노후관정 정비 및 재활용으로 연간 약 200만t의 수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는 허가관정 52공을 신규 개발했을 때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약 26억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도내 농업용 공공관정 2천6백여공 중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관정을 현지조사 후 관리대상으로 등록해 점검 및 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ICT기반의 지하수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한 과학적 사업추진은 물론 맑은 지하수 공급으로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통합 물관리 정책의 한 분야로 지하수 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지하수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는 국민의 물 복지 실현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수량, 수질 및 관측자료 등 관련 자료에 대한 지하수 통합관리 시스템 수립·시행을 통해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지하수 활용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재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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