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장마가 온다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bak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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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4도까지 치솟으면서 6월 하순 기온으로는 1958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지난 10일 제주도가 장마철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제주와 서귀포에는 간간이 비가 내렸다. 하지만 수도권엔 연이어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장마는 오늘(24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매년 되풀이하는 장마지만 자연재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다. 강한 바람과 천둥, 번개에 간혹 우박도 동반한다. 올해 장마는 초반부터 많은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여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붕괴 위험이 있는 축대나 시설물은 없는지 주변부터 살펴봐야 한다. 막힌 배수로는 미리 뚫어주어야 한다. 자가운전자는 타이어의 마모상태를 비롯해 브레이크 패드와 와이퍼 등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농가도 장마에 대비해야 한다. 논·밭두렁, 제방 등이 무너지지 않도록 점검하고 빗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잡초를 제거하는 등 배수로를 정비해야 한다. 강풍에 대비해 고추 등 밭작물은 지주대를 보강하는 게 우선이다. 높은 온ㆍ습도 탓에 병충해에 취약해지는 만큼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제를 철저히 해줘야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지역 오염원이 하천, 토사 등에 의해 떠내려와 바이러스가 농장 내로 유입될 우려가 있는 만큼 축사 소독도 빈틈없이 해야 한다.

▶장마가 길어지면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온열질환은 물론 냉방병, 피부질환, 식중독 등 어느 계절보다도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높은 습도는 만성질환을 악화하고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니 적정 실내 습도(40~50%)를 유지해 주는 게 중요하다. 흐린 날씨 탓에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호르몬의 불균형이 생겨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에 도움을 준다. 체력을 보충해줄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도 무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다.

▶‘긴 슬픔이 있는 날에는 장맛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나뭇잎들이 미친 듯이 목놓아 울다보니 시궁창이 범람했다 미움 원망 사랑해서 사랑해서 어쩌지 못한 그리움 폭풍우 휩쓸고 가면 맑은 하늘 쌩긋 미소 짓는다…’ 오순화 시인의 ‘장마’다. 시인은 폭풍우가 몰아친 후에는 맑은 하늘이 열린다고 했다. 장맛비가 코로나19로 심해져가는 서민들의 체증만이라도 쓸어갔으면 좋겠다. 희망을 보고 싶다.

박정임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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