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월드디자인시티 "타당성 찾을 수 없어 사업 추진 불가능"

지난 2007년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끌어온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이 16일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이날 안승남 구리시장이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국내 굴지의 S법인 최종용역안 보고를 듣고 민간(K&C)이 참여한 GWDC 사업에 대해 종료를 선언한 뒤 스마트시티 등을 포함한 투명하고도 실현 가능한 사업 추진을 천명하고 나섰다.

안 시장은 이날 “지난 2010년 경기도의원 재임시절부터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 이 사업을 추진시키고자 노력해 왔는데 오늘 보고를 받고 그간 우리의 피 땀나는 노력의 결과가 고작 이런 허망함일까 하는 심한 자괴감이 든다”면서 “그동안 시민사회와 감사원 등 각계에서 사업 시행 주체의 ‘실체’를 검증하라는 수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우리에게 이런 말이 들리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구리시의 지역경제를 견인할 든든한 산업기반이 너무도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구리시는 13여년 동안 GWDC가 조성되면 2천개 외국기업이 들어온다, 또 1년에 수십 회의 세계적 규모의 엑스포 행사가 열린다, 그러면 구리시에 11만개 일자리가 생긴다는 말만 믿고 행정절차를 진행해 왔고 또 외자유치도 문제 없다고 해서 사업시행 전반에 관한 포괄적 권리를 주는 ‘개발협약’ 즉 DA까지 체결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말들은 때가 되면 반드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명확히 입증돼야 하기 때문에 시장 취임 후 용역을 발주시켜 국내 제일의 S법인이 재무ㆍ경제성 분석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러나 안타깝게도 S법인은 이 거대한 사업을 수행할 사업 시행 주체나 투자주체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모든 것을 종합, S법인은 K&C가 주장하는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 현주소는 휘황찬란한 그림에 불과할 뿐, 현실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이에 따라 “구리시장으로서 이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큰 기대만을 가질 수는 없고 사업이 잘못 됐을 때도 걱정해야 하는 직무상 책임이 있다”면서 “이 순간부터 이 사업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날려버리고, 수도권의 중심인 구리 토평벌이 구리시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구심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정직하고 공정한 공모절차를 거쳐 신속하고 정확하게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법률자문을 통해 절차상의 문제점과 100여 억원의 혈세를 낭비하게 만든 책임자를 찾아내 구상권 청구를 포함한 모든 민ㆍ형사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S법인은 이날 GWDC 최종용역안 보고를 통해 민간사업자 측이 제공한 마스터 플랜(MP)에 대한 검토 결과, 이에 따른 재무ㆍ경제성 분석, 총체적인 GWDC사업에 대한 타당성 분석, 향후 구리시와 구리도시공사가 어떻게 해야 될지 등에 대한 향후 계획 등을 제시했다.

S법인은 이 용역안을 통해 경제성을 B/C 1.19로 적시했지만 이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구두상의 사업계획과 진행을 전제로 한 가상의 결과물임을 시인했다. 사전에 민간이 수행한 마스터 플랜에 입각, 경제성 등을 분석해야 하는데도 마스터 플랜 자체가 건축계획 등의 설계도면에 국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을 수행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S법인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로 사업성분석이 된 게 아니다. 본 용역을 실시할 때 사실 이 마스터 플랜이 나와야 하는데 거의 용역 막바지에 나왔다”면서 “말만 듣고 하는 사업성 분석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상당히 빠른 시간안에 행안부 투심을 들어가야 해 법인의 경험과 일반적인 공사나 투자심사의 법규에 맞는 그런 공간계획을 기준으로 해서 GWDC계획을 저희가 수립하고 그 안에서 사업성을 돌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MP 수립에 있어 명확한 사업계획이 있어야 되고, 운영주체는 누구고 어떻게 갈 것인지 등에 대한 플랜을 제시 해야 되는데 현재 그런 플랜이 없었다”면서 “건축사가 그림만 그리고 빠져나간 상황으로 도면만 있지 이 도면상에서 어떻게 돼야 될지에 대한 해설이 없고, 도면이라도 정확해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통과될 수 없는 구조로 통과 불가능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GWDC사업은 개발의 주체가 되는 참여사가 이미 구성돼야 하는데 말로 전해들은 NIAB에 대해 어떤 문서도 확인할 수 없었고 해외기업 2천개 유치의 경우, 입주의향서 한장 발견하지 못한데다 그동안 운영사로 논의됐던 SMG그룹은 이미 합병 등을 통해 현재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이 밖에 사업의 핵심인 세계 최초 수준급 디자인센터를 건설하겠다는 HD산업을 중심으로 한 MICE국제도시 건설의 경우, 현지 조사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상실돼 가고 있다는 것과 그나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을 통해 맹맥을 잇고 있는 아시아권 에서도 후발 주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S법인은 이에 따라 대안으로 다양한 정부 지원정책과 근거를 들어 스마트시티 사업을 제안, 눈길을 모았다.

GWDC 조성사업은 구리시의 마지막 개발여력지 한강변 토평동 80만6천649㎡ 일원에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업체를 유치하려 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지난 2007년부터 추진돼온 사업은 한동안 지지부진하다 안승남 시장 당선 후 재가동됐으나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넘지 못하면서 지역 내 갈등 요인으로 대두돼 왔다.

구리=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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