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다 무서운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무관심과 무례함입니다”, “학교에 힘들다고 수차례 말해도 소용없고 무능하다고만 치부합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경기도 지역 보건교사들의 목소리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년별 순차적 등교개학 이후 학교에서 감염증 확산방지 ‘1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보건교사들도 정신없이 바빠졌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한다. 열이 나는 학생이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감염병 예방업무와 방역물품 관리, 각종 방역 업무, 확진자 발생 시 조치도 맡고 있다. 또 당국에 매일 현황보고를 보내는 일 등 행정업무까지 보건교사 한 명이 도맡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 보건교사들의 설명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 교사들과 원격 간담회를 열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애쓰는 보건교사들을 격려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교육당국을 비롯해 부총리 경기도교육청, 그리고 학교 안 교육가족들, 지역사회 등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보건교사들에게 ‘무심(無心)’했다. 보건교사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위에서 시키면 하는 거 아닌가, 힘들어도 참고 해야지, 우리는 그렇게 보건교사들에게 ‘무례(無禮)’했다. 그리고 ‘무시(無視)’했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가 그랬듯이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계절마다 혹은 계절과는 무관하게 토착화되는 전염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이자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보건교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이유다. 학교 내 감염병 대응은 보건교사 혼자가 아닌 전 교직원의 참여가 필수다. 학교 내에서 소수라고 해서 그 누구도 보건교사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달러의 보건교육에 대한 투자가 14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한다. 학생의 소중한 건강권과 보건교사의 책임 있는 코로나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책임있는 배려와 관심이 절실하다.
강현숙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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