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 확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을 확대한다는 이야기에 의견들이 많은 것 같다. 개,고양이를 위한 예방접종과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으로 지정하고자 하며 약품들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수의사의 처방을 받으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최근까지는 누구나 이런 약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동물용 마취제 역시도 아무나 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동물용 의약품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나 제약 없이 약품을 구입하여 주사를 놓고 먹인다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일까. 반려동물은 무슨 죄로 비의료 전문가의 손에 들린 주사기에 생명을 담보로 몸을 맡겨야 하며 정확한 처방이 없는 약을 받아 먹어야 하는가. 불법진료, 동물학대니 하는 논쟁은 논외로 하고라도 혹시 모를 자가 진료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에 반려동물들이 잘못될까 염려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부정 의료행위는 한번의 실수로 생명이 꺼질수도 있고 잘못 판단의 행위로 부작용이 생겨 평생 고생할수도 있다. 또한 무분별한 주사행위의 공중보건적 문제도 걱정된다. 가뜩이나 조류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 등 동물 유래 질환들의 발생을 마주하게 되면서 동물약품 사용은 과연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예로 개농장이나 번식장에 가보면 사용한 주사기나 항생제 병들이 아무렇지 않게 마구 버려지거나 무분별하게 보관되고 있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을 확대하는것에 반대를 하거나 불만을 가진 반려인들과 동물약국을 이용하는 반려동물의 보호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동물약국의 주 이용자들은 축산인들과 육견농장을 비롯하여 번식업자들과 반려동물 판매업, 가정견, 묘 불법분양등 실제 ‘번식’과 ‘분양’에 업을 두고 있는 사람들로 본인들의 생산원가 증가에 대한 변수의 등장에 극렬한 반대를 표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해오면서 돌봐왔던 아이들 중 질병으로 인하여 진료비 부담으로 버려지는 유기동물들을 본 적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 적었다. 이 사실은 진료비가 부담돼 유기되어 버림 받은 동물들은 극히 적을 것이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로 건강한 아이들이 버림을 받았으며 이는 그냥 단순 변심으로 유기하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우리들의 가족인 반려동물에게 지출되는 의료비용이 아까워 자가 진료를 하고자 하는 반려인들은 본 적이 없었다. 반려인이라면 내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 자가진료를 하지 않듯이 자신의 반려동물에게도 자가진료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동물병원 진료비가 저렴한 것은 아니다. 동물 의료보험이 되지 않은 상황에 진료비가 많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약품의 유통은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할 일은 아니다. 동물의 생명이 결부 되어있기 때문에 비전문가에 의한 자가진료는 하지 말아야한다. 또한 동물의 건강을 위하여 유료이든 무료이든 전문적인 지식과 진료환경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들의 존재에 대한 존중 역시 필요하다. 대신 그들에게 걸맞는 동물들을 위한 사회적 참여와 봉사를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운선 동물보호단체 행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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