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코로나 기회와 프로선수의 자세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프로야구가 예정보다 39일 늦은 지난 5일 개막했다. 사상 전례 없던 무관중 개막으로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스포츠 행사가 모두 중단된 상황에서 개막은 스포츠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개막 5경기 시청 인구 합계 216만명에 포털사이트 평균 누적 시청자 수 149만3천483명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스포츠가 주는 효과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 경기 관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대리 만족케 하는 효과는 산업으로 발전할 만큼 엄청나다. 그래서 태동된 것이 바로 프로스포츠다. 프로스포츠는 선수와 지도자에게는 부와 명예를, 팀을 운영하는 구단에게는 이윤을 가져다준다. 기업은 후원과 광고를 통해 홍보를 하고 관중은 댓가(입장료)를 지불하고 경기를 즐긴다. 아마추어 스포츠와 다른 이유다. ▶프로야구에 이어 어버이날인 8일에는 프로축구 K리그가 늦은 개막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스포츠 관전 기회가 사라진 외국인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에 이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해외 방송사들이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한국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자국에 중계하고 있다. 40주년을 눈앞에 둔 국내 프로야구ㆍ축구에서 처음있는 일로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진풍경이다. 그동안 내수에 그쳤던 한국 프로스포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야구와 축구는 물론 한국 스포츠가 전반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의 질적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 외국 시청자들에게 한국 프로야구와 축구가 속칭 ‘동네야구’, ‘동네축구’ 수준으로 비춰진다면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스포츠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회가 아니더라도 프로선수라면 아마추어 선수들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 프로 경기를 보면 일부 선수의 경우 전혀 프로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특히, 고액 연봉 선수 중에도 자신의 몸값에 걸맞는 투지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은 물론 다른 동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한국 프로스포츠의 도약 기회를 살리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는 진정한 프로선수의 자세가 필요하다.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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