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일 현재 397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218개국에서 발생했고, 27만8천여명이 사망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코로나19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이 더 이상 영화 속 얘기가 아님을 증명했다. 문제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X’가 앞으로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찍이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유행을 예측했다. 2018년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추후 세계 대유행을 일으킬 바이러스를 발표했다. 에볼라, 지카, 사스, 메르스에 이어 신종 바이러스 출현을 의미하는 ‘질병 X(Disease X)’라는 용어를 언급했다. 아직 발현돼 존재가 확인되거나 현존하진 않지만, 수많은 인구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질병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질병 X는 바이러스성 질환과 세균성 질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원래 존재했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백신이나 치료제가 듣지 않도록 진화하거나, 여러 동물들에게 전파된 바이러스가 변이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지의 전염병에 대한 경고는 계속됐다. 지난해 초 다포스포럼 직전에 발표된 세계 위협요인들에 기후변화, 자연재해, 사이버 공격 등과 함께 ‘감염질환 전파’가 거론됐다. 2020년 3월,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양상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그동안 국제사회가 경고해온 ‘질병 X’라고 했다.
바이러스 X의 유행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까지 대략 6년 안팎의 간격이 있었다. 그런데 메르스 발생 5년도 안돼 코로나19가 등장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X의 발생 주기가 갈수록 짧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린다. 코로나19도 길게는 2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가을 2차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의 문화나 관행, 습관을 그대로 두면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X가 닥쳤을 때 또 당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를 시작했다. 와중에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80여명에 달해 비상이다. “미세하고 변화무쌍한 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은 무력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맞춰 변화된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처럼, 위생수칙을 잘 지키며 경계해야 한다.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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