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났다. 400여명의 소방 인력이 동원됐다. 진화에 8시간 40분이나 걸렸다. 피해가 적지 않았다. 지붕, 첨탑, 성당 내부가 불에 탔다. 600년 된 파이프 오르간도 사라졌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다. 세계적 유물에서의 화재다. 그 자체로 프랑스에는 수치였다. 하지만, 소방 역사에 남긴 의미도 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한 특별한 소방 작전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끝까지 붕괴되지 않았다. ▶공중 살수를 끝까지 자제했다. 노후된 성당의 붕괴를 막으려는 선택이었다. 대신 첨단 장비가 동원됐다. 하나는 무인 항공기(드론)였다. 공중에서 촬영된 정보를 지휘부로 송출했다. 이를 토대로 ‘핀셋 살수’를 했다. 또 하나는 소방 로봇이다. 지붕과 장미창에 불이 붙으면서 성당 내부 온도가 800도까지 올라갔다. 이때 로봇이 진입했고 살수작업을 했다. 가시 면류관, 석상, 십자가 조각을 안전하게 지켜낸 첨단 장비들이다. ▶4월 14일 오후 2시 6분. 수원 광교산에서 불이 났다. 7부 능선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번졌다. 흰색 연기가 산등성이를 덮어갔다. 경기도 명소인 광교산 전체가 위험했다. 많은 시민이 지켜봤다. 불길은 발생 3시간 30분만에 잡혔다. 인명피해도 없었다. 피해 지역도 넓지 않았다. 대형 산불로의 확산을 걱정하던 시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ㆍ경찰ㆍ시 공무원 250여명의 노고가 물론 컸다. ▶인터넷에 목격담이 여럿 올라왔다. 대부분 소방헬기의 활약을 전한다. 이날 동원된 헬기는 13대였다. 인근 광교저수지 등에서 쉴새 없이 물을 날랐다. 연기를 뚫고 들어가 물을 쏟았다. 그때마다 연기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헬기 13대의 소방 작전은 빈틈없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이 사진과 함께 많은 소감을 남겼다. ‘소방 헬기 멋지다’ ‘듬직한 헬기 작전을 봤다’…. 소방 장비의 활약을 보여준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화재의 유형은 많다. 진압법도 다양하다. 그 진압의 핵심은 장비다. 노트르담 성당에 살수를 해서는 안 된다. 드론과 로봇이 활약했다. 광교산 7부 능선은 높았다. 사람이 다다르기엔 시간이 없다. 물 폭탄을 쏟아 부을 헬기가 투입됐다. 제대로 된 소방 장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불타는 유물에 물줄기를 쏘아대는 소방, 불타는 7부 능선을 삽 들고 뛰어올라가는 소방. 이런 소방 속에서 재산이 사라지고 목숨이 사라진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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