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하루 10명 안팎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6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고 그간 문 닫았던 시설들을 단계적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각종 모임과 행사도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학생들의 등교 수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최대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개막하는 등 움츠렸던 사회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명 관광지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야외활동에 나서는 시민들도 여럿 눈에 띈다.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인 탓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 겨울철에 이르러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떨어지며 확연한 안정세를 보이는 지금, 시민들의 긴장감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시기다.
겨울철 대유행을 우려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을 듣고 ‘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늙어서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으로, 작은 방심과 허실이 훗날 큰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미 30번째 확진자에서 이 사태를 끝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신천지 교인인 31번째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대규모 감염 확산을 경험했다. 감염병 사태를 조기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은 방심으로, 다시 큰 화로 이어진 셈이다.
아울러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싱가포르 역시 개학을 강행하면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학교 안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의 안일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여전히 러시아에서는 지난 3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서며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바다 건너에서 들려오는 경고음이 결코 그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인내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준수한 국민은 이 사태를 이겨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노력과 고생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희망이 현실이 되려면 지속적인 경계와 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끝이 보일 듯한 이 시점에 우리 모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가슴 속에 새기자.
양창열 수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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