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덕분에 챌린지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당신의 자리가 되드리이다. 피곤한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의자, 당신을 편히 쉬게 하리다…중략…외로움에 지친 사람들 무더기로 와도 괜찮소.” 흘러간 노래 ‘빈의자’는 1978년 장재남의 데뷔곡이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쉼 없이 살아가는 지친 이들에게 따뜻하게 손내밀며 위로를 건네는 노래였다. 걷다가 힘이 들거나 잠시 생각이 필요하면 일단 앉을 자리가 있는지 무의식적으로 둘러본다. 그리고 임을 위해 아무 말 없이 휴식을 도와주고자 나타난 빈의자는 잠시 쉬어 갈 만하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최전선에 고마운 의자가 기사화돼 보인다. 쉴 장소와 시간이 부족해 방역복을 입은 채로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는 의료진, 모든 이가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잠시나마 자리를 내어준 의자가 고맙고, 의료진에게는 더욱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든다.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일전으로 모든 일상이 지쳐가고 있지만 의료진, 구급대원들, 자원봉사자들은 소중한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 의료진의 생활은 극한 일상의 연속이다. 경광등을 번쩍이며 병원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실은 구급차가 들어오면 의료진은 음압카트를 들고 신속히 출동하고, 이어 환자가 음압카트에 몸을 맡기면 감염차단 조치를 취한다.

코로나19 환자를 중증환자 격리실로 보내고 나면 바로 방호복을 벗고 소독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얼굴과 피부는 방호복과 마스크에 쓸리며 깊은 자국을 남기고, 허물도 벗는다.

의료진의 얼굴에 보안경과 마스크 자국이 깊게 새겨지고 아픔은 상존한다. 그러다 보니 반창고와 의료테이프로 맞닿고 쓸리는 부분을 덧댄다. 영광의 계급장처럼.

의료진은 환자가 있는 음압병동에 들어가기 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흡기가 달린 보호장구를 착용하는데, 불편하기 그지없고 몸을 쓰기가 불편하다. 그리고 일단 음압병동에 들어가면 2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나올 수 있다. 환자를 돌봄에 쉴 새가 없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성인용 기저귀를 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욕창을 막기 위해 환자의 몸을 돌려주고 살피는 일은 4인이 한 조가 돼 움직인다. 의료진의 피로도가 한계치를 넘어가며 본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만 하루빨리 국민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제34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끝자락에 경기도의원들과 한 손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다른 한 손으로 받쳐본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신 의료진분들께 지면을 통해서나마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의료진이야말로 감염병의 최전선에 서서 우리나라를 구하며 승리로 이끄는 진정한 영웅이다.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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