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 속에 얼어 있던 땅이 녹고 잠을 자고 있던 생명이 다시 깨어나는 신성한 계절인 봄이 돌아왔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은 봄의 기운으로 녹아 한껏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봄은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 산으로, 들로 떠나는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로나19라고 불리는 감염병이 전국으로 퍼지며 확산하고 있다. 우리 소방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현장활동 시 감염보호복을 착용하는 등 다양한 대책과 대비를 통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대처하는 동시에 또 다른 상황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바로 화재 예방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화재 발생률은 봄 29.2%, 겨울 27.7%, 여름 22.3%, 가을 20.8%로서, 4계절 중 봄철에 전국적으로 화재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발생원인별로 살펴보면, 부주의 3만6천여건(58.8%), 전기 1만1천여건(17.8%), 기계 5천5천여건(8.8%), 방화 1천4백여건(2.3%) 순이며, 부주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담배꽁초(31.2%), 쓰레기 소각(17.5%), 음식물 조리(13.4%), 불씨 및 불꽃방치(12.1%)순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우리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봄철 화재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몇 가지 당부의 말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봄철 산불예방에 힘써야겠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산행을 많이 하는 시기인 만큼, 산에서는 취사행위와 흡연행위를 삼가해야겠다.
우리나라는 산불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토의 65%가 산지며, 이 중 97%가 입목지로써 산불 발화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연소도 급속히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가 수십년 가꾸어 온 산림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입산 시에는 인화성 물질을 아예 소지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또한 산림 근처의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는 행위는 금물이다. 잔잔한 바람에 불씨가 날려가 주택이나 야산에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건설 공사현장 화재예방 및 안전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건설 공사현장에서의 용접작업으로 인한 화재와 추락 등 안전사고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밝고 화창한 날이 많아 불씨를 육안으로 잘 관찰하기 어렵고, 포근한 날씨 탓에 자칫 나른해진 몸과 마음으로 안전사고의 발생이 빈번히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공사현장 관계자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특히 용접 작업 시에는 소방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작업반경 5m 이내에 반드시 소화기를 비치해 두고, 반경 10m 이내에는 가연물을 쌓아두지 않는 기본적인 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실 것을 당부한다.
세 번째, 각 가정의 화재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음식물 탄화와 전기적 단락이다.
문어발식으로 사용하는 콘센트와 가스레인지 음식물 과열은 대표적인 주택화재의 원인이다. 평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의 먼지 제거와 오래되어 성능이 떨어진 콘센트 등 전기제품의 교체, 그리고 주방의 가스 자동차단기 설치는 봄철이 아니더라도 꼭 챙겨야 하는 주택화재 예방대책이라 하겠다.
아울러 일반주택에서는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설치로 화재 발생 시 초기 경보시스템과 진압대책을 강구하길 당부하는 바이다.
끝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내포해 있는 안전불감증을 시민들 스스로 깨뜨리고 봄철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면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동식 수원소방서 예방대책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