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봄의 한가운데 서있는 ‘팔당호’

보는 순간 끝난다 하여 ‘봄’일까! 기후변화 등으로 매년 갈수록 짧아지는 느낌을 갖게 되는 봄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계절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보내야 할 것 같아 더욱 아쉬움이 크다.

팔당호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호수 주변의 산과 들에는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벚꽃이 만발하여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 겨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모습을 팔당호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1973년 팔당댐이 축조된 이후 처음으로 팔당호 전체가 얼지 않은 첫 번째 겨울이었다. 예전에 경안천이 얼었을 때 마차가 얼음 위로 강을 가로질러 건넜다는 말은 믿기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안정적인 수량 확보와 수질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도 된다. 국민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수도권지역 용수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팔당호의 중요성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곳을 지키는 경기도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이유이다.

경기도는 통합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통해 수질관리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도 2018년 ‘물관리기본법’ 제정을 통해 국가차원의 통합적인 관리와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유역중심의 물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팔당호의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BOD기준, 1.2㎎L로 좋은 물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물을 정수 처리하여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데는 아무 문제없는 수준이다. 오염원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질관리기관의 노력과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바탕이 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수량 및 수질의 안정적인 확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수자원본부는 2013년부터 시행했던 1단계 수질오염총량관리계획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2030년까지의 2단계 기본계획을 수립 중으로, 체계적인 개발과 수질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팔당상수원수질보전을 위한 녹조발생 및 수질오염사고 등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환경기초시설의 확충, 비점오염원 관리 등을 통해 오폐수 등 수질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또 불법투기, 낚시행위 등 수질오염행위의 철저한 단속으로 수도권 주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수도시설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 수돗물 공급 현대화 사업을 통한 공급 전 과정 실시간 감시와 자동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노후관로정비 사업과 수질검사를 강화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 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팔당상류지역주민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환경부와 꾸준히 개선방안을 협의해 나가고 있으며, 도와 시군이 참여하는 팔당규제개선 TF를 구성해 머리를 맞대고 골몰하고 있다. 우리에게 팔당상수원을 비롯한 수자원은 일상생활을 비롯해 생존에 영향을 주는 자원으로서 무엇보다도 큰 가치를 지닌다. 그러므로 맑고 깨끗하게 관리해 우리 세대는 물론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다.

이맘때면 상춘객들로 붐비던 팔당전망대도 코로나19 여파로 2월 중순 이후 굳게 문을 닫고 있다. 그럼에도 팔당호는 말없이 꿋꿋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려운 시기가 빨리 지나가 팔당전망대에서 팔당호와 주변경관을 유유히 즐기며 환하게 웃는 관람객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학수고대한다.

최영남 경기도 수자원본부 수질정책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