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와 리타 윌슨 부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혈액을 기증했다. 톰 행크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각)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아내 리타 윌슨과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혈액과 혈장 기증을 자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많은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기증될 혈액 내 항체가 백신으로 만들어진다면 ‘행크-씬(Hank-ccin)’의 이름을 붙이고 싶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톰 행크스 부부는 3월 초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호주에서 머물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및 격리후 회복돼 3월말 미국 LA로 돌아왔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을ㆍ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2차 대유행 가능성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방역책임자들도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아지고, 밀폐된 환경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의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이 높지 않고,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려면 궁극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필수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WHO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속도를 올리고 공평한 분배를 보장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국내에서도 치료제 20여건, 백신 10여건 등 30여종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범정부지원단을 구성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다. 우선 공용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를 통해 1~2개월 소요되던 연구심의 절차를 1주일 이내로 단축하고, 가능할 경우 심의를 면제해 연구개발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는 초기에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진료소를 가동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산 진단키트의 수요가 늘어나 국내업계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WHO와 여러 국가가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에 주목하고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면, 진단검사ㆍ방역ㆍ검역ㆍ자가격리 관리ㆍ치료 지침 등의 공유를 부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도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우리가 성과를 이뤄내길 기대한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 우리의 바이오 의약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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