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디지털 소통의 시대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도 스포츠와 휴양시설에 대한 완화 조치를 내놓았다. 당장 다음달 5일 어린이날을 맞아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팀별 시범경기가 21일 시작됐다. 경기별 누적 접속자수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등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5일 프로야구 개막 경기는 물론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프로야구가 본격 시작되면 중계 접속자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를 보면서 상대팀 팬들간 댓글 싸움도 볼만하다.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볼수 없지만 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니스 선수들간 e스포츠 대결도 펼친다. 세계가 봉쇄돼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기업들은 이들 경기의 광고 스폰서로 나서겠다고 한다.

문화계도 다르지 않다. 지난 3월 경기아트센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공연을 무관중 공연으로 선보였다. 실제 동원 가능 관객수보다 접속자수가 많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트센터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관객에게 ‘위로’의 의미를 담아 ‘사회적 거리두기’로 취소된 공연을 무관중으로 생중계하거나 새로운 공연을 기획해 경기도예술단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라이브 스트리밍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부분적 완화에도 경기아트센터의 공연 일정은 여전히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장을 정상 운영하는 것은 아직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대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 지원 특별사업으로 대체한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중계 등을 통해 선보인다. 공연 영상을 생중계하는 ‘경기 방방콕콕 예술 방송국’, 예술단체 공연을 손안의 영상으로 즐기는 ‘2020 문화나눔’ 등을 이용한다. 도내 문화계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관중을 동원하지 않은 무관중 축제를 고민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회사는 화상을 통해 회식도 한다고 한다. 부장이 배달앱으로 직원들에게 음식을 배달해주고 화상을 통해 건배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모든 분야에서 직접 대면하지 않고 디지털을 통해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주는 시그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원재 문화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