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사전투표가 지난 10,11일 있었다. 이번 투표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연출됐다. 마스크를 쓰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하는 장면이라니…. 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권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1m 거리두기, 투표 전후 충분한 손 소독 외에 투표시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을 강제했다. 감염병 예방은 두 말할 필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이 자칫 ‘제2의 쓰레기 대란’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서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사회적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개인 위생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풀어줬다. 식품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 허용하면서 커피전문점 등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음식 및 인터넷 배송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월 택배 물량이 2억4천255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일회용컵을 퇴출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일회용품 줄이기 계획’을 확정하면서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두달 넘게 이어지면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는커녕 풀어주며 딜레마에 빠졌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걱정이 크다.
재택근무와 ‘집콕’이 늘면서 가정의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일회용품 사용 후 깨끗하게 분리수거를 한다해도 이는 해결책이 못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해 재활용 단가도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재활용업계와 전문가들은 2018년 쓰레기 대란이 다시 올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폐지나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선별해 이익을 얻는 재활용업체들도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수거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폐골판지 가격이 1kg당 56원이라는 역대 최저금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1kg당 75원 수준이던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폐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3월 페트병 등에 사용되는 PE 가격은 지난해 대비 1kg당 40원 떨어진 546원을 기록했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엄청난 양의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려면 사용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텀블러 들고다니기, 심각한 곳이 아니면 면 마스크 쓰기, 택배 포장재 줄이기 등 생활속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부터…’라는 생각을 갖고 늘어나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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